세상을 읽는 안목 서양 건축사

• 세상을 읽는 안목 서양 건축사
• 구니히로 조지
• 2025-09-01

#도서제공 #안목단


아는만큼 보인다는 말을 그대로 보여주는 책이다. 이 책을 읽고 나면 그냥 건물이 아니라 그 건물이 이야기 하고자 하는 바를 찾으려 애쓰게 된다. 건축물이 놓인 장소, 자연환경, 드나드는 사람들과 유기적으로 얽혀 어떤 의미를 표상하는지, 어떤 대화를 하고자 하는지 조금은 다른 눈으로 접근하게 된다.

책이 말하듯 구어체 서술로 진행되고, 풍부한 사진 자료가 곁들여져 다큐멘터리 시리즈물을 시청하는 기분이다. 너무 전문가적인 지식은 슬쩍 덜어내고 입문자의 호기심과 지적 욕구를 채워주는 선에서 정보를 제공하면서 더 원한다면 찾아볼 수 있게끔 유도한다. 이게 완독을 두렵지 않게 했다.

역사적 흐름을 개괄적으로 나누고, 시대상에 따른 건축의 변화를 짚어가며 건축사를 강조한다. 중간중간 주요 역사적 사건과 배경을 서술해서 건축양식의 변화, 등장 이유, 어떤 이유로 흥하고 쇠락하는지도 흥미롭게 풀어낸다.

건축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성장하기에 그 자체로 생명력이 있다고 느껴졌다. 신의 공간에서 인간의 공간으로, 왕권 강화와 선전 도구에서 시민의 광장으로, 산업혁명이 가져온 새로운 재료와 기술의 결합으로 전혀 새로운 시도하며 고군분투한다. 그 의미를 헤아리는 선택이 우리 인간의 삶을 더욱 풍부하고 다채롭게 이끌 것임을 확신하게 된다.

특히 건축을 꿰뚫는 안목이 단지 건축학적 혹은 건축사적 지식의 나열이 아니라 시대의 흐름 속에서 어떠한 의미를 가지는지, 철학이 무엇인지 고민해보는 것이란 게 새롭게 느껴졌다.

그리고 리딩가이드가 정말 좋았다. 비문학이 어려운 초심자에게 진정한 가이드였다. 퀘스트 해결하는 재미로 한 파트씩 읽었는데 질문에 답을 찾으면서 책에 몰입하기 좋고 또 재미도 있다. 단순히 정답을 찾으라 종용하는 게 아니어서 부담이 없고, 한번쯤 생각해볼 거리를 던져줘서 혼자 읽지만 누군가와 함께 읽어보는 기분이라 든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