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어느 영화가 떠올랐다. [위대한 개츠비]의 여주인공으로 유명한 미아 패로가 주연한, 중년의 부유한 가정주부가 남편의 외도를 계기로 자기 생을 돌아보고 자아를 찾으러 인도로 향하는, 뭐 그렇고 그런 얘기의 영화다. 그 영화에서 내가 충격받은 것은 그녀의 집으로 찾아오는 헬스트레이너였다. 벨이 울리고 문이 열리면 근육질의 트레이너가 방방 뛰며 집안으로 들어와 말한다.- P12
"자! 오늘도 지방을 태워볼까요!!"
‘와, 저렇게 개인 트레이너랑, 그것도 자기 집에서 운동하면 살찔 틈이 없겠네. 역시 몸은 계급적이야.‘
나는 분명 그 장면을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하며 혀를 내둘렀다. 그런데 내가, 바로 지금, 미아 패로가 되기로 한 거다. 세상에, 내가...- P13
살이 돈을 잡아먹는구나. 찌우는 데도 엄청 돈이 들었는데, 빼는 데도 돈이 엄청 들다니, 돈 먹는 하마가 따로 없다. 살, 도대체 넌 뭐냐. 병원비, 약값은 또 어떻고. 카드를 긁고 받아 온 혈압약 뭉치를 앞에놓고 생각한다. 살 빼서 돈 아끼자.
운동복을 내 몸에 맞게 입기 시작하니 일상복에- P24
도 변화가 생겼다. 그전까지는 용도를 불문하고 거의 모든 옷이 고무줄인지라 잠옷, 일상복, 외출복 구분도 없었다. 구분할 필요가 없이 뒤섞여 있기 마련이었다. 그러던 옷들을 구분해 입기 시작했다. ‘나중에 마음에 드는 옷을 사자‘라며 미루지 말고 ‘지금 내 맘에 들게 입자‘고 생각을 바꿨다.
엄마표가 아니라 내가 원하는 내 옷을 사 입게되자 늦은 나이에 독립한 기분마저 들었다. 그렇게챙겨 입기 시작하자 별것 아닌데도 평소 기분이 좋아졌다.- P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