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집을 나가야겠구나. 이 집을 나가면 나는 장애인이아닌 삶을 살 수도 있겠구나.‘
얼마 후 지역 신문을 읽던 중, 함평에 있는 장애인직업전문학교에서 신입생을 모집하는 광고를 보게 되었다. 난그곳에 가겠다 말했다.
그렇게 나는 집을 떠나 세상으로 나왔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 아저씨는 나의 귀인이었다. 학생이 필요했던 학교와 떠남이 필요했던 나. 딱히 재정적인 부담도 없기에 부모도 적극적으로 지원해줬다. 부모와 함께 그 학교를 방문했다. 이제 막 지어진 그 건물은 부모님에게 만족감을주었다. 그 뒤로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집을 떠나던 그날의 일이 기억나지 않는다. 그저 끄적거려놓은 그날의 기록에서 나의 간절했던 다짐을 확인할 수있다.
"사람을 만나자. 사람을 배우자. 사람을 얻자."- P79
내 이름 대신 나를 정의하는 장애가 죽을 만큼 싫었다.
내 이름보다 먼저 불리는 ‘장애인이라는 이름이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나는 온전한 미숙으로 살고 싶었다.
나는 시설이 필요해서 선택했고, 나로 온전히 살기 위해시설을 나왔다.- P86
나는 10년 넘게 다양한 이들에게 장애이해교육을 하고있다.
나의 메시지는 하나다.
"사람을 먼저 볼 수 있는 당신이 되길 바랍니다."
의자에 앉아 있는 사람을 바라볼 때 ‘의자‘가 아닌 ‘사람‘
이 먼저 보이는 것처럼, 휠체어에 앉아 있는 사람을 바라볼 때도 그 위에 앉아 있는 사람을 먼저 볼 수 있기를 나의 첫 학생이자, 스승이었던 그때 그 아이들이 고맙다.- P92
나는 혼자 있는 시간을 사랑한다. 내 인생 가장 큰 행복중 하나다. 온전히 혼자만의 시간을 갖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던가. 내일을 기약할 수 없다는 생각에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 무기력해졌다. 그러다 사람사전(정철, 허밍버드)이란 책을 읽게 되었다.
생명: 딱 세 문장. 태어난다. 성장한다. 사망한다. 모든생명은 이 세 문장을 살다 간다. 첫 문장은 내 맘대로 할수 없다. 마지막 문장도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내 의지로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 성장.
오늘도 할 수 있는 일이 성장. 성공이 아니라 성장. (위 책184p)
이 짧은 글이 나에게 큰 위로를 주었다.
그래. 하루를 살더라도 성장하는 삶을 살자.
어차피 다 무(無)로 돌아가는 삶이니, 그래, 오늘을 살자.- P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