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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적당히 외로웠어야 했다. 적당히 거리를 두고 적당히 생산해내고 적당히 소비했어야 했다. 마음이 오고 가는 궤도를 파괴하고, 서로 숨 쉴 수 있는 존중의 거리를 무시했다. 모든 개체는 생존 공간이 필요하고 상생을 위해 지켜야 할 경계가 있다. 각자의 궤도가 있다. 그 물리적 거리는 가깝게 느껴지거나 멀게 느껴지는 감각의 차이가 있을뿐, 결코 변하거나 사라진 적이 없다. 우리는 독립된 행성이기에 각자의 궤도를 돌며 자기의 위치에 존재한다.- P113
나는 그녀의 메일을 열어본 뒤로 아무 일도 하지 못하고멍하니 앉아 있었다. 나는 볼 수 있는데도 보지 않았고, 쓸수 있는데도 쓰지 않았고, 마음이 있는데도 행동하지 않았다. 명지 씨의 글은 나의 삶을 돌아보게 만들었다. 명지 씨는 마음까지 보는 눈을 가졌는데, 나는 보이는 것마저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살고 있다.- P117
경제학에 ‘결별점(decoupling point)‘이라는 개념이 있다. 소유가 늘고 부유해질수록 행복 지수가 상승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결별점에 이르면 소유량이 늘어도 행복감이 더- P132
이상 상승하지 않는다. 결별점은 말한다. 행복이나 불행을느끼는 감정이 우리의 절대적인 상태에 달려 있지 않다고.
상황을 어떻게 인식하는지, 자신이 가진 것에 얼마나 만족하는지에 달려 있다고.

가슴을 펴려면 기억해야 한다. 낙하산은 하늘을 날기 위해서가 아니라 지상에 무사히 내려서기 위해서 펴는 것이다. 할 수 없는 것을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할 수 있는 것을하기 위해서 욕망하는 것이다. 하늘에 계속 떠 있을 수는 없다. 낙하산을 펴고 지상으로 뛰어내려야 인간의 실존적 삶이 시작된다. 현실에 활착해야 건강하게 욕망할 수 있다.- P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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