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NUIT DE L'ENFER
 전출처 : 노부후사 > 동인문학상 생각


알라딘에서 동인문학상 후보작 12편을 발표일 전날까지 특별할인해서 팔고있다. 후보자는 어디보자, 정미경, 김채원, 심윤경, 김영하, 윤대녕, 고종석, 서하진, 권지예, 김형경, 송은일, 정이현 등이다. 둘러보고 문득 놀란다. 내 참, 사람이 이리 없나 싶다. 절반이 그 잘난 불륜문학의 선봉장들 아니신가. 그나마 여자 중에선 김채원, 심윤경을 빼곤 그게 그거다. 임헌영 교수 말대로 불뮨문학이 쓰레기라고 까진 생각하지 않지만 이 정도 비율은 너무한 것 아닌가 싶다. 이따위로 노닥질하면서 허구헌날 문학의 죽음이니 어쩌니 해봐라. 뭐가 달라지나.

하는 김에 상 탈 사람 추측 좀 해보자. 올해는 특이하게 중진 이상의 작가들이 없다. 그러니 상 탈 가능성은 꽤 여럿에 포진된 셈이다. 우선 고종석 씨는 빼내자. 시기 많은 조선일보가 자길 싫어하는 사람에게 상을 줄리 만무하다. 그리고 불륜문학 아가씨들도 빼내자. 이문열과 이청준이 싫어할 것이 분명하다. 그러면 김채원,심윤경, 김영하, 윤대녕이 남는다. 이중 김채원은 빼내자. 동인문학상은 다소 상업성도 고려한다. 동인문학상이 보듬기에 김채원 소설은 너무 어렵다. 이제 심윤경, 김영하, 윤대녕 남는다. 여기서 김영하도 빼내자. 김영하는 이미 이산문학상을 탔다. 특히 문지 맴버인 정과리가 심사위원인 이상 세간의 눈을 의식하여 김영하는 일부러라도 빼낼 가능성이 크다. 심윤경과 윤대녕이 남는다. 이쯤에서 이문열이 마지막 남긴 발언을 되새겨 보자. “지난 2000년부터 동인문학상을 개편해서 네 차례의 수상작을 내는 동안 한 번도 여성작가를 뽑지 못했다” 거기에 심윤경의 작품이 꽤 전통적 소재를 다루고 있다는 점도 이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심윤경 작품 놓고 독회를 가졌을 때 이문열이 개거품 물고 감탄하는거 봐라. 자신들이 참칭하는 '보수'란 이미지와도 썩 어울린다. 후보작중 몇 안 되는 장편이란 점도 있다. 이 점에서 볼때 대강 심윤경이 제일 유력하다. 

넋두리

윤대녕은 좀 변해야 할 듯 싶다. 물론 소설이 언어의 예술이라는 측면에서 그가 구사하는 문체가 지극히 아름답다는 것은 인정한다. 그러나 매번 반복되는 소재는 좀 지친다. 김명인의 지적대로 그의 소설은 김승옥의 「무진기행」 얼개의 변형에 지나지 않는 측면이 강하다. 좀 달라졌나 해서 뚜적여본 『사슴벌레 여자』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난 그 이후로 그의 소설을 읽지 않는다. 그러나 그의 문체가 지어내는 몽환과 그 몽환이 지극해져 빚어내는 에로티시즘은 쉽사리 내 기억에서 밀쳐내기 힘들다. 그가 변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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