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블레이드 러너>
닉네임 2019/12/05 23:36
닉네임님을
차단하시겠습니까?
차단하면 사용자의 모든 글을
볼 수 없습니다.
- 기파
- 박해울
- 10,800원 (10%↓
600) - 2019-11-20
: 1,076
⠀
소설의 결정적인 장면(스포라 언급하진 않겠습니다ㅜㅜ)에서 리들리 스콧 감독의 영화 <블레이드 러너> 마지막 장면과 대사가 떠올랐다.
⠀
"내 모든 기억은 사라지겠지. 빗속의 눈물처럼..."
⠀
하지만 소설 속에선 주인공 아누타가 가상영상체험 기술로 이언에게 새로운 기억을 선물하려한다. 영화보단 조금 더 희망적이라고 바라볼 수 있을까.
⠀
「기파」라는 제목은 향가 '찬기파랑가'로부터 나왔다고 한다. 난생 처음 듣는 작품이었다. 게다가 신라시대 향가를 SF로...? 가능해....? 하는 마음에 호기심부터 일었다. (김초엽 작가의 「관내분실」도 제목만 보고 읭? 했는데, 한국과학문학상은 예사롭지 않은 제목을 좋아하ㄴ.... )
⠀
'찬기파랑가'는 신라의 화랑 '기파랑'을 찬양하는 향가다. 박해울 작가는 그가 정말 찬양받을 만한 인물인지 의문이 들어 직접 조사에 나섰고, 의외로 '기파랑'이 의사라는 설을 발견하게 된다. 우상화된 존재의 실체는 사실 우리의 기대 바깥에 위치할 수도 있다는 아이디어로부터 소설 「기파」는 시작되었다.
⠀
소설을 읽다보면 행간이 군더더기없이 꽉 채워져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정갈하게 다듬어진 서사로 느껴졌는데, 실제로 박해울 작가가 이 작품을 무려 6년 동안 퇴고했다고 한다. 심사위원들 또한 이 작품의 완성도를 특별히 높이 평가했고, 정말이지 든든한 식사 한 끼같은 독서였다.... 밀도 높음....
⠀
덧붙여 표지 일러스트가 볼 때마다 경탄스러워서 책날개를 살펴보니 곽제니 작가님이셨다. 바로 인스타그램 팔로잉을 했다 후후....
PC버전에서 작성한 글은 PC에서만 수정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