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식의 박수가 퇴임식의 박수로 이어지기를... >
미국 대선은 개인적 관심 유무를 떠나, 온 나라 아니 온 세계에서 관심을 보이는 행사라서 미국 대통령이라는 자리의 파워를 간접적으로 실감하게 된다.
이번엔 그 어느 때보다도 대선후보들의 경쟁이 뜨거웠던 것 같은데, 그 이유는 아마도 각 당의 당론이나 공약으로 빚어진 까닭이 아닌 후보자 중 한 사람에 바로 버락 오바마라는 흑인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여태까지의 나의 상식으로는 미국이라는 나라는 어찌 보면 매우 진보적이고 개혁적인 나라 같으면서도, 반면에 의외로 보수적인 성향도 강한 나라로 보인다.
그런 나라에서 젊은 흑인 대통령이 나왔다는 것은 그야말로 드라마 같은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오바마가 대선 후보자였을 때만 하더라도 과연 될까? ... 글쎄?... 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진 것이었다.
버락 오바마가 미국의 대통령이 된 것은 흑인들의 질곡의 역사를 생각한다면 제3자인 나도 눈물이 나올 정도로 감동적이었지만, 무엇보다 책을 통해 더욱 자세히 알게 된 오바마의 개인적인 삶을 놓고 볼 때에도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
동양색이 짙은 하와이에서 흑인 아버지와 백인 어머니 사이에서 출생, 어머니의 재혼으로 인도네시아인을 양아버지로 두게 되었던 어린 시절, 또 10대 이후 다시 하와이에서 외조보무와 살게 되는 등 솔직히 평범하거나 순탄한 어린 시절은 아니었다고 본다.
안 그래도 질풍노도기인 사춘기 시절에 당연히 인종과 정체성에 대한 혼란이 가중되었고, 그 탈출구로 마약과 술을 찾았다.
나였으면 어떠했을까?
지난 시절 - 나의 사춘기를 들여다보면 평범한 가정에서 자란 나 역시 사춘기 때에는 내가 처한 환경에 대하여 불만도 많고 방황도 많이 했던 기억이 난다. 평범한 가정 속에서 자란 나도 그땐댄 그랬는데, 오바마의 상황은 그야말로 최악의 상황이아닐 수 없었다.
하지만, 다행히도 누구보다 자식에 대한 애정과 교육열이 강했던 어머니의 관심과 농구에 대한 오바마의 열정으로 그 힘든 시기를 빠져 나올 수 있었다고 책은 기술하고 있다.
오바마는 무사히 고등학교 과정을 마치고 대학 졸업을 얼마 안 남겨 둔 시점에 피부색이나 돈의 많고 적음으로 차별받지 않는 이상적인 사회를 만들려고 지역사회운동가가 되기로 결심했고, 지역사회운동가로 활동을 넓혀간다.
결국 그는 사상 최초로 미국이라는 나라의 대통령 자리를 거머쥐게 되었고,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흑인들의 질곡의 역사와 오바마 개인적인 삶의 역사 두 가지 측면에서 모두 전 세계인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
역사적으로 미국은 우리나라와는 가깝고도 먼 나라임에 틀림이 없지만, 더불어 나 개인적으로는 반공교육이 철저했던 7,80년대를 벗어나면서부터 미국에 갖는 시선이 그리 곱지만은 않아진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적어도 불문율처럼 이백 년 이상 이어졌던 미국에서의 유색인 차별에 대한 높은 벽을 그것도 어린 시절 수많은 방황과 좌절을 겪은 한 젊은이가 깨뜨렸다는 데에 놀라움과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었다.
다만, 아직도 이 드라마 같은 이야기가 세계적으로 악화된 경제 위기 속에서 어떻게 슬기롭게 진행될 것이며 또 어떻게 마무리될 것인가는 아무도 모른다.
드라마로 본다면 이제 도입단계에 불과한데, 부디 전세계인의 마음을 움직여줄 - 중간에 채널을 절대 바꾸지 않을만한 훌륭한 지도자가 되길 바랄 뿐이다.
고난과 역경을 뚫고 이상과 희망을 논했던 그러하기에 지금의 자리에 오른 사람이기에 취임식의 박수소리가 퇴임식의 박수소리보다 더 커질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