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약강강강을 때려대던 소설이 마침내 어이 없는 결말을 맞았다. 이렇게까지 혹평을 날리고 싶지는 않은 작가인데....긴장감과 고조의 세계에 어서 동참하세요, 라고 쓰여진 글이 나에게는 그저 무덤덤했다.
100자 평으로 남겼던 줄글이다. 그런데 이 이상 뭐라고 할 말이 없다. 솔직히 글의 주제는 흥미를 돋구는 일상적이고, 평범한 소재였다. 주인공이 거대한 빚을 지고 있고, 그것을 한 방에 해결하기 위해 벌어지는 사건들. 거대한 돈에 대해서 사람들이 차례로 광기를 드러내는 과정은 얼마든지 손을 부들부들 떨며 다음 장!을 외치게 할 수 있다.
그런데 나는 왜 그 점차 고조되는 기분을 느끼기보다 바이킹의 맨 뒷자리에 30분간 매달려 있는 느낌을 받아야 했을까. 무뎌지고 둔해져 그런가 보다...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 말이다.
마무리의 허술함과 주인공이 마지막 xxx가 되어서 모든 일에 대한 설명을 듣는 것도 속이 시원하지 않았고, 최후의 선물에도 한숨이 나왔다.
추리소설에서 독자의 호흡을 놔 두고 작가 혼자 달려가 버렸다는 것이 제일 치명적이었다. 과연 주인공은 이후의 삶 속에서 원래대로 그 소심함을 감추고 살아갈 수 있을까. 아니면 또 다시 이 운명카드의 게임에 참여하게 될까.
아쉽고 아쉬운 마음으로 작가의 다음 작을 기다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