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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나령님의 서재
정독도서관.

20 01 14 화 ~ 20 01 15 수


한밤의 풀숲에서 파데트가 랑드리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길게 털어놓았을 때, 지금까지 쌓여왔던 그 친구들 사이의 귀여운 앙금은 더할 수 없는 애정으로 바뀌었다. 그도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누구보다 서로를 의식하고 궁금해하고 화를 내고 미안해했지만 한번도 속마음을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파데트는 상처가 많은 소녀였다. 파데트의 어머니는 술집으로 일을 다니다가 결국 다른 사람과 함께 떠나버렸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는 여기에선 알 수 없지만 나는 그만의 사정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어찌됐건 가엾은 동생 메뚜기(자네)와 함께 덩그러니 남겨진 파데트는 마을 사람들이 모두 욕하는 자신의 어머니는 지키기 위해, 그리고 자신을 지키기 위해 마을 사람들을 앙칼지게 공격한다. 그것은 파데트가 악마나 요정이어서가 아닌, 욕을 하는 마을 사람들 그들 본인도 결국 자신이나 자신의 어머니와 다를 바가 없는 한 사람일 뿐이라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서이다. 얼마나 당연하고 씁쓸한 일인가. 어른들이 그것을 어린 아이의 몸부림으로 들어야만 하는 것도 안타까운데 들어도 모른다는 사실은 더 안타깝다. 사람이 사람을 미워하며 얼마나 많은 악을 낳고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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