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살아가다보면 일이 뜻대로 되지 않고 꼬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사람들 마다 이런 상황을 낙관적으로 보던가 아니면 비관적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성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어려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방안이 될 수도 있습니다.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는 냉소론자는 최악의 상황을 상정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찾아나설 것입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고 낙담하여 상황을 타개할 방안 찾기를 포기한다면 냉소론자라기보다는 비관주의자라 할 것입니다.
상황을 낙관적으로 보는 희망론자는 상황이 분명 나아질 것으로 믿고 상황을 개선하는 방안을 마련합니다. 마찬가지로 맹목적으로만 상황을 낙관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이상에 그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희망찬 회의론자>는 스탠포드 대학교 심리학과의 자밀 자키 교수가 쓴 책으로 ‘신경과학과 심리학으로 들여다본 희망의 과학’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습니다.
그는 평소 냉소론자였다고 합니다. 세상 분위기가 그를 냉소주의자로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사실 그사회에 해를 끼친다는 것을 알면서도 1. 냉소주의는 영리하다, 2. 냉소주의는 안전하다, 3. 냉소주의는 도덕적이다. 등의 속설로 위안을 삼는다는 것입니다.
냉소론자였던 그가 희망을 전도하기로 한 것은 희망론자였던 동료 에밀 브루노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에밀 브루노는 47세에 뇌암으로 죽음을 맞기까지도 ‘희망이 우리가 가는 길을 비추는 빛 같은 존재라고 믿었다’고 합니다.
그리하여 저자는 에밀이 남긴 교훈을 널리 전파하겠다는 의도로 이 책을 기획했다고 합니다. “인류는 냉소론자의 상상보다 훨씬 더 아름답고 복잡하며 미래는 이들이 아는 수준 이상으로 훨씬 더 신비롭다.”고 믿게 된 저자는 이 책을 통하여 희망찬 회의주의를 키울 전략과 습관을 공유하고자 한다고 하였습니다. 요약하면 냉소주의 성향 안에 숨어 있는 회의주의를 일깨워 상호 신뢰를 구축하고 희망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3부로 구성된 이 책의 1부 ‘냉소주의를 버리는 열쇠’에서는 냉소주의의 본질을 분석하고, 2부 ‘냉소주의 속에 있는 회의주의 깨우기’에서는 신뢰문화를 구축하는 길을 설명하며, 3부 ‘희망찬 회의론자의 길’에서는 불신으로 가득 찬 사회가 구성원을 냉소주의로 몰고가는 만큼 신뢰회복을 통하여 희망의 불씨를 키워나가야 한다고 제안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목차가 끝나고 본문을 시작하기 전에, “희망은 우리가 소파에 앉아 손에 움켜쥔 채 행운을 비는 복권이 아니라, 위급한 상황에서 문을 부수는 도끼 같은 것이다.”라는 레베카 솔닛의 말을 인용해두었습니다.
저자가 신뢰의 효과로 우한폐렴이 확산되던 시점에 한국정부가 취한 신속한 대책을 인용하였습니다. 당시 우리 정부가 투명성, 민주주의, 개방성 등 세 가지 원칙을 준수했다고 했는데, 당시 국내 상황을 겪었던 입장에서는 과연 그랬나 싶습니다.
저자에게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에밀 브루노가 랄프 왈도 에머슨의 <자기 신뢰>를 읽고 “에세이 <자기 신뢰>는 내가 스스로의 인성 개발을 위해 지침으로 삼았던 책 중 가장 영향력 있는 작품으로 손꼽힌다. (…) 이 책은 선하고 진실한 사람이 돼야겠다는 강한 동기와 영감을 제공해줬고, 동시에 그런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나 스스로 신뢰하고 정의 내릴 수있게 도와줬다.”라고 언급했다고 합니다. 저도 꼭 읽어봐야 하겠습니다.
저자는 자신이 살아온 경험과 신뢰와 믿음에 관한 다양한 연구성과들을 인용하면서 신뢰와 희망의 중요함을 언급하고 있어 쉽게 읽히지 않는 어려움을 겪었습니다만, 기본적인 방향만큼은 겨우 잡을 수 있었던 책읽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