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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트] 바람의 그림자 1~2 - 전2권
  •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
  • 26,100원 (10%1,450)
  • 2012-06-15
  • : 280

<소설, 여자의 인생에 답하다>라는 책에서 소개받은 책읽기였습니다. 스페인 작가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의 <바람의 그림자>는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훌리안 카락스라는 무명작가가 쓴 소설의 제목이기도 합니다. <바람의 그림자>는 주인공 대니얼 샘페레의 성장소설이기도 합니다.


서점을 운영하는 대니얼의 아버지는 대니얼이 열한 살 생일을 앞둔 1945년 초여름의 어느 날 새벽 대니얼을 ‘잊혀진 책들의 묘지’에 데려갑니다. 산타 모니카 데 람블라 거리 어디쯤 있다고 했습니다. 저도 가본 람블라 거리는 카탈루냐 광장에서 해안으로 이어지는 거리입니다. 라발지구에 있는 ‘잊혀진 책들의 묘지’는 세월과 습기에 의해 검게 변해버린 세공된 목조 대문이 있는 집이었습니다. 하지만 전설에 등장하는 인물과 천사의 모습이 그려진 프레스코화가 들어찬 회랑과 대리석으로 된 돌계단을 지난 궁전 같은 통로를 따라 도착한 커다란 원형 홀에는 책으로 가득 찬 책장들이 미로처럼 들어서 있었습니다.


이 장소는 중고서적상 단체에 소속된 사람들만을 위한 일종의 성전(聖殿)입니다. 이곳에 보관된 책들은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책들, 시간 속에서 길을 잃은 책들로 언젠가는 새로운 독자를 만나게 되기를 기다리는 곳이라고 했습니다. 대니얼의 아버지는 ‘한권의 책들은 그것을 쓴 사람과 그것을 읽고 살면서 꿈꾸었던 이들의 영혼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묘지의 회원인 중고서적상들은 가게를 물려줄 자식을 이곳에 데려오는 전통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곳을 방문했다는 사실을 가족 이외의 누구에게도 발설해서는 안 됩니다. 이곳을 처음 방문하는 이는 누구나 책을 한 권 고르는 것이 관습입니다. 그리고 그 책이 결코 사라지지 않고 영원히 살아남을 거라 믿으며 그걸 자기 양자로 삼는다고 했습니다. 대니얼의 고른 책이 바로 훌리안 카락스라는 무명작가가 쓴 <바람의 그림자>였습니다.


<바람의 그림자>는 어머니가 임종 때 알려준 친부를 찾아 나선 사람의 이야기였습니다. 친부를 찾는 여정은 환상적인 모험으로 변하는데, 그 과정에서 주인공은 잃어버린 유년기와 소년기를 되찾기 위하여 싸우고, 마지막까지 그를 괴롭히는 저주받은 사랑에 대한 그림자를 발견하게 된다는 줄거리입니다. 대니얼이 손에 넣은 <바람의 그림자>는 금세 여러 사람의 주목을 받게 됩니다. 바르셀로라는 중고서적상은 대니얼에게 엄청난 금액을 제시하면서 그 책을 팔라고 합니다.


대니얼은 <바람의 그림자>를 쓴 저자 훌리오 카락스를 뒤쫓기 시작합니다. 파리의 그저 그런 카페에서 피아노를 연주하여 생계를 이어가면서 소설을 써내지만 독자들의 반응은 시원치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의 소설을 꾸준하게 내주는 출판사가 있었다고 합니다. 대니얼이 <바람의 그림자>를 얻은 1945년 이후 시작한 카락스의 삶에 대한 추적은 10여년에 걸쳐 진행이 됩니다. <바람의 그림자>와 관련이 있는 사람들을 뒤쫓는 과정에서 수많은 인문들이 등장합니다. 교사, 수공업자, 졸부, 정 많은 보모, 창녀, 학자, 내전과 독재정권 속에서도 출세한 경찰 등입니다.


그 과정에서 목숨을 잃는 사람도 생겨납니다. 출판사에서 카락스를 담당하던 누리아 몽포르트도 희생자입니다. 자신의 운명을 예견한 그녀가 남긴 글에서 카락스를 둘러싼 비밀들이 드러납니다. 스페인 내전을 거쳐 들어선 프랑코 독재 정권 아래서 도덕적으로 타락한 사람들이 뿌린 씨앗이 어떤 파국을 초래하였는지를 증언하고 있습니다. 과거의 정치적 상황에서 빚어진 끔찍한 범죄행위들이 대니얼에 의하여 객관적으로 묘사됩니다.


사건은 출생의 비밀을 모르는 젊은 남녀의 사랑이 결국은 배다른 형제의 비극을 잉태하고 결국은 파국으로 마무리가 됩니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바람의 주인공>의 저자를 둘러싼 등장인물들이 비극적인 결말을 보이는데 반하여 그들을 추적하던 대니얼은 진정한 사랑을 찾는 훈훈한 마무리가 대조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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