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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가 어느 날 아침 이른 시간, 새벽에 눈을 뜨며 나는 소리 내어 외쳤다. 메리 V. 메리 V! 누군가가 그 사람의 이름을 이렇게 확고하게 외친 것은 아마 처음일 거라고 확신한다. 평소에 그 이름은 무색무취의 호칭, 그저 말을 맺으려고 쓰는 문장부호 같은 것이었다. 그렇지만 내가 반쯤 기대한 것처럼 내 목소리로 V 양 본인이나 그 사람과 닮은 모습을 내 눈앞에 불러내지는 못했다. 방 안은 여전히 흐릿했다. 내가 외쳤던 소리가 종일 머릿속에서 울렸다.
그러다가 전처럼 길모퉁이 어딘가에서 V 양을 마주치고 멀어지는 뒷모습을 보고 안심하게 되겠거니 하며 마음을 다독였다.
그런데 어디에도 V 양은 나타나지 않았다. 마음속 어딘가가 불편했다.- P36
지금 생각해 보니 얼마나 이상하고 재미있고 미친 생각이었던가! 그림자를 쫓아자서 어디에 사는지 보고, 만약 살아있다면 그 그림자가 우리와 같은 사람이기라도 한 양 말을 걸다니!- P39
해가 하늘에서 절반쯤 내려갔을 때 버스를 타고 큐가든으로 블루벨 꽃의 그림자를 만나러 간다면 어떻겠나! 아니면 한밤중에 서리 주 들판으로 민들레에서 흩날리는 솜털을 잡으러 간다거나! 내가 하려는 일은 이런 것들보다도 더 허황한 원정이었다. 집에서 나서려고 옷을 차려입다가 이 일에 이런 실질적 준비가 필요하다는 게 어처구니가 없어서 웃고 또 웃었다. 메리 V를 만나려고 부츠를 신고 모자를 쓰다니! 말도 안 되게 터무니없는 일이었다.- P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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