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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roo4님의 서재

서른 명보다 많지는 않겠지? 마이클 프랜시스가 문 너머에서 말한다. 나 놀리는 거지, 에이바는 여전히 웃으며 말한다. 난 이 얘기 안 할 거야.
모니카가 발걸음을 옮겨 문을 밀어 연다. 웃음과 대화가 멈춘다. 침묵이 모든 걸 삼킨다. 모니카가 예상한 그대로다. 형제 자매를 쳐다보면서 이건 부모님에게서 가장 사랑받는 아이의 불리한 점이라고 생각한다. 부모님 편에서 온 스파이, 저쪽 편으로 취급당한다. 함께 있을 때 그저 함께 있을 수는 있지만 결코 그들 안에 속하지는 못한다.- P293
신발을 벗어놓은 곳을 내려다 본다. 담요를 옆으로 차 신발이 거기에 있는지 확인한다. 크리스마스 아침을 떠올리게 하는 침대보를 들추고 침대 가장자리로 기어가 부모님 각자의 침대 머리맡에 있는 테이블 아래를 확인 해본다. 아무것도 없다. 에이바는 침대에 앉아 양손으로 머리뼈를 힘껏 누른다. 신발을 찾을 수 없다는 게 불현듯 자신에게 벌어진 일 중 최악의 일인 것만 같다. 도대체 이것들이 어디 있는 거야? 꽤 평범한 빨간색 가죽 샌들이었지만, 그것의 부재는 순간 그 샌들에 마법과도 같은 힘이 깃들어 있는 것 같은 가치를 불어 넣었다.- P301
에이바는 분노와 함께 홀로 남는다.
에이바는 이를 갈며 무언가를 벽으로 던져버리고 싶은 충동과 싸워야만 했다. 대체 왜 가족과 함께 있으면 24시간 언제든 십대 때로 돌아가게 되는 걸까? 이런 역행도 누적될까? 하루에 10년씩 잃게 되는 걸까?- P311
휴이가 그녀를 올려다보고 있어 그녀의 이런 생각들을 아래서 받아 모으고 있는 것 같다. 모니카는 문득 이 아이가 가진 피부의 완벽함에 매료된다. 이 결점 없는 반투명함, 그 표면 아래서 굽이치는 정맥.- P319
구두는 선심을 쓴 것이나 다름없다. 그레타는 특히 이런 더운 날씨라면 구두 신기를 피하려고 무슨 일이든 했을 거다. 그녀는 부은 발목, 건막류, 편평족, 티눈, 뒤꿈치 통증, 발가락 통증으로 항상 고생해왔다—그녀는 발이 자기 인생을 파멸시킨다고 말하기를 좋아한다. 그래서 그녀는 평소에 패브릭 소재의 슬리퍼나 부드러운 뮬을 질질 끌고 다니고, 특별한 상황에서만 구두를 신는다. 그런 그녀가 자신의 발을 이 가죽 샌들에 끼워 넣었다는 것은 모니카에게 한 가지 사실을 말해준다. 그레타는 만반의 준비를 했고 그들은 곧 치열한 접전을 벌이게 될 것이다.- P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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