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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오랫동안 자신이 깊이 사랑한 사람이 두려운 사람이기도 하다는 걸 깨달았다.- P13
이 과정에는 한 사람이 빠질 수 없었다. 바로 우 의사, 그녀의 생명을 구해준 은인이었다. 이러한 생사고비와 이러한 사람은 천천히 생각해 볼 만했다. 아주 짧은 과정이었지만 인생의 단맛과 쓴맛이 모두 담겨 있는 듯했다. 여인은 자기 인생이 여기에서 시작됐다고 해도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해서 그녀는 잃어버린 기억, 떠올리기만 해도 온몸이 찢기는 듯한 과거를 완전히 버렸다. 그래서 지금까지 살아남았다.- P16
모든 망각을 배신이라고 볼 수는 없다. 오히려 망각은 살아남기 위해서일 때가 많다.- P17
여인은 이해가 안 되는데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성당을 나와 천천히 걸음을 옮길 때 남편이 다시 말했다. "이건 우리 둘 다 기억해야 해요. 이 세상의 우리는 모두 원죄가 없어요. 당신과 나 모두."- P20
연매장이라는 말이 허공에서 나풀나풀 떠다니는 듯했다. 희미하게 그녀 몸에 달라붙는 것 같다가도 아주 멀리 떨어지는 것 같았다. 아득히 먼 곳에서 누군가 무겁고 노쇠한 목소리로 크게 말하고 있었다. 그 음성이 귓가에서 울릴 때마다 그녀는 온몸이 가시에 찔리는 듯 아팠다.- P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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