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떤 사람을 천재라고 보는가? 남들과는 아예 다른 시각으로 보는 예술가적 성질을 지닌 사람? 누구도 떠올리지 못했던 생각을 현실로 드러내어 전 세계의 부를 거머쥔 사람? 뛰어난 머리로 그동안은 밝혀내지 못했던 것을 발표하여 학계에 큰 파란을 불러일으킨 사람? 천재라고 했을 때 우리가 떠올리는 사람들은 대게 위에서 서술한 사람들일 것이다. 정복, 지배라는 표현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천재들은 무언가를 다루는데 일가견이 있는 사람들이다. 그것이 돈이 되었든, 정보가 되었든, 상상이 되었든, 언어가 되었든지 간에 자신이 관심 있어 하는 분야를 파고들어 최고의 반열에 오른 사람을 우리는 남들과 다르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의 연결되고 싶은 욕구를 전면에 드러내 모든 정보를 관리하게까지 된 페이스북의 창시자 마크 저커버그나 커피를 파는 것이 아니라 커피를 향유하는 그들만의 문화를 소비하게 만든 스타벅스의 하워드 슐츠, 아무 의미가 없어 보이는 조개껍데기에서부터 무역을 시작해 석유 산업을 일구어 낸 로얄더치셸의 마커스 새뮤얼 그리고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를 분석하고 더 나아가 새로운 언어 시스템을 만들어 낸 언어 천재 노암 촘스키... 이밖에도 시대 변화의 주축이 되어 지금까지 철학, 심리, 경제, 사회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자본론의 마르크스나 정신분석의 프로이트, 상대성 이론의 아인슈타인까지.
놀라운 것은 지금 열거한 사람들이 모두 ‘유대인’이라는 것이다. 세계 인구의 10%에도 미치지 않지만 세계 경제를 좌지우지할 만큼의 자본을 가지고 있으며 노벨상 수상자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이들은 진정 천재라는 이름의 수식이 어울리는 듯하다. 우리는 이와 같은 사람들의 업적에 놀라고 롤모델로 내세우며 그들의 생각을 쫓아보려고 노력하게 된다.
‘천재의 생각법’은 바로 왜 천재들 중에는 유대인이 많은가? 라는 질문에서 시작하여 그들이 그렇게 불리기까지의 과정을 되짚어본다. 그래서 이 책은 천재의 생각법이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지만, 그들 생각 자체를 서술하기 보다는 우리가 천재라고 부르는 사람들의 행로와 그들이 가지고 있는 자기 신념들을 살펴본다. 얼핏 보면 자기계발서인 것 같지만 실제로는 현대의 위인전인 셈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그들이 어떤 생각으로 자신의 일을 하게 되었는지를 알 수 있고 또 그들이 어떤 식으로 어릴 적 교육을 받았는지를 엿볼 수 있다.
책은 각 분야의 유대인 출신의 천재들의 이야기로 구성이 되어있고 중간중간에는 유대인 속담이나 탈무드의 구절들이 인용구처럼 한 페이지를 장식한다. “자식에게 물고기를 잡아주지 말고,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주라”와 같이 우리가 어린 시절 많이 들어봤던 이야기라든지, “세상에는 너무 지나치게 쓰면 안 되는 것이 있는데 빵의 이스트, 소금 그리고 망설임이다” 등. 또한 숨겨진 유대인 이야기라는 코너에서 유대인과 관련된 흥미롭지만 우리가 알고 있거나 차마 알지 못했던 사실들을 소개한다. 따라서 이 책은 내가 어떻게 그런 사람들을 닮을 수 있을까라고 고민하는 사람들에게는 길을 보여주지 않는다. 대신 현재를 주름잡고 있는 기업가나 학자들에 대한 정보를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은 입문서가 되어줄 수 있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