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항상 설렘과 긴장이 공존한다. 그래서 더 사람을 자극하는 것 같다. 미지의 세계로 떠나는 여행길에 오르면 나는 시차 적응을 위한 잠조차 아까워 두 눈을 부릅뜨고 창밖 풍경을 바라본다. 낯선 거리와 사람들, 익숙하지 않은 문화 하나까지 놓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이 책이 바로 그런 책이었다.
이름만 들어봤던 나라. 지도에서나 스쳐 지나갔던 나라. 투르크메니스탄이라는 국가가 책장을 넘길수록 점점 현실감 있게 다가왔다. 마치 비행기 창가에 앉아 처음 보는 나라의 풍경을 바라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 정치와 사회, 그리고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피부에 와 닿는 듯 생생하게 전달되었다.
세상에는 이름은 알지만 정작 무엇을 아는지 묻는 순간 대답하기 어려운 나라들이 있다. 투르크메니스탄 역시 내게는 그런 나라였다. 그러나 저자는 직접 경험한 이야기와 다양한 정보를 통해 그 나라를 하나씩 '언박싱'해 나간다. 포장지에 가려져 있던 모습이 벗겨질수록 낯설었던 나라가 친근하게 다가온다.
책을 읽으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얼마나 많은 편견과 무관심 속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있을까.
알지 못하는 나라를 쉽게 단정하고, 낯선 문화를 거리감으로 바라본다. 하지만 이해는 언제나 관심에서 시작되고, 관심은 앎으로 이어진다. 이 책은 투르크메니스탄이라는 한 나라를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세상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을 넓혀준다.
독서는 여행과 참 닮아 있다. 몸은 지금 이 자리에 있지만 책장을 넘기는 순간 국경을 넘어 새로운 세상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 장을 덮을 때쯤이면 투르크메니스탄은 더 이상 낯선 나라가 아니라 한 번쯤 직접 가보고 싶은 나라로 기억된다.
우리가 책을 읽는 이유도 어쩌면 여기에 있지 않을까.
직접 가지 못한 곳을 경험하고, 만나지 못한 사람들을 만나며, 알지 못했던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서.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가장 흥미로운 여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