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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영덕님의 서재
  • 축제의 날들
  • 조 앤 비어드
  • 16,200원 (10%900)
  • 2025-06-10
  • : 1,096

조 앤 비어드의 『축제의 날들』은 픽션과 논픽션의 경계를 넘나들며 삶과 죽음이라는 본질적인 질문을 정면으로 마주하는 아홉 편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작품집은 불타는 건물에서의 생존, 존엄사라는 선택, 배신과 병든 우정, 그리고 반려동물의 마지막 순간 등, 죽음이 스며든 다양한 장면을 통해 독자에게 깊은 울림을 남긴다.

 

특히 개, 고양이, 쥐, 오리 등 인간보다 짧은 생을 살다 가는 동물들의 등장은, 생성과 소멸의 이원성을 상징하며 삶과 죽음의 경계를 한층 더 선명하게 한다.

 

그들의 '꼬리'는 끝없는 순환을 상기시키고, 그 죽음을 지켜봐야 하는 인간의 무력함은 때로 사람의 죽음보다 더 복잡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작가는 일상의 찰나와 죽음을 맞이하는 극적인 순간을 동시에 포착하면서, 삶과 죽음이 별개의 것이 아닌 하나의 흐름임을 은연중에 말한다. 문장은 때로 날 것처럼 거칠고 생생해서, 마치 독자 자신이 그 상황 안에 빠져든 듯한 몰입을 선사하며, 우리가 놓치기 쉬운 감정의 결을 찬찬히 짚어낸다.

 

현실과 기억, 상상 사이를 오가며, 독자는 어느 순간 현재를 읽는 것인지, 과거를 회상하는 것인지 혼란스러울 정도로 이야기에 빠져들게 된다. 『축제의 날들』은 죽음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통해 오히려 삶을 더욱 단단히 붙잡게 만드는, 한 문장 한 문장 곱씹어 읽게 되는 책이다. 읽고 나면, 여러 번 다시 펼쳐보고 싶다는 마음이 자연스레 따라온다.

 

 

마지막으로 자작시 하나 같이 넣어서 마무리 하려 한다.

 

행복한 숙제

 

우리는 모두 ‘죽음’이라는 숙제를 안고 이 세상에 태어난다.

그러나 이 숙제는 두려움과 불안을 안겨주는 공포의 존재가 아니다.

오히려 이 숙제는 죽음이라는 단어를 잊고 행복이라는 단어로 살아가는 것에 있다.

 

그래서 우리는 끊임없이 누군가를 만나고,

무언가에 몰두하며,

'나'를 찾아 헤맨다.

살아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듯,

그렇게 우리는 삶을 살아낸다.

 

그리하여, 죽음은 곧 행복이다.

행복을 깨닫기 위한 전제가 되기 때문이다.

죽음을 두려워하기보다,

살아 있는 동안 우리가 누릴 수 있는

가장 선명한 행복을 향해

끊임없이 헤엄쳐보자.

 

고요히 물 위에 떠 있는 오리처럼,

겉으론 평온해 보여도

보이지 않는 물속에선 끊임없이 발을 움직이며

우리의 삶을 가꾸어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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