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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른 책 읽기
  • 마지막 카드는 그녀에게
  • 제바스티안 피체크
  • 12,420원 (10%690)
  • 2011-08-10
  • : 126

소중한 것을 잃은 사람은 삶에 대한 기대와 희망이 없어집니다.  존재의 의미가 사라진 자리에서 자책의 시간을 보낸 이들은 인생에 대한 회의로 자신을 괴롭히기도 합니다.   사랑하는 이를 잃은 이유를 모르는 사람들의 마지막 선택은 무엇일까요? 독일의  제바스티안 피체크의 < 마지막 카드는 그녀에게>는 정신의학에 대한 작가의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상실감이 극에 이른 사람들의 심리와 무의식의 세계를 날카롭게 파헤칩니다.

 

사랑하는 연인을 갑자기 잃어버린 정신과 의사 얀 마이는 라디오 방송국에서 인질극을 벌입니다. 그가 선택한 협상전문가이자 범죄심리학자인 이라 자민은 딸 사라의 죽음을 막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알콜 중독에 이릅니다. 그녀는 공교롭게도 자살을 결심한 날, 인질들의 목숨을 담보로 이미 죽은 것으로 밝혀진 약혼녀 레오니를 만나게 해달라는 얀 마이와 수많은 청취자들이 듣고 있는 생중계의 상황에서 가망 없는 협상을 하게 됩니다.

 

이라 자민은 인질의 목숨을 담보로 한 캐시콜 게임이  진행되는 라디오 방송국의 밀폐된 공간에 자신의 둘째 딸 카타리나가  함께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큰 딸 사라를 잃은 그녀는 카타리나를 구하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협상에 나섭니다. 이라 자민은 얀 마이와 협상을 벌이는 과정에서 자신의 인생에 대한 솔직한 고백을 하게 됩니다. 딸의 죽음을 막지 못했다는 자책감에 시달린 시간과 알콜중독에 이른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며 죽은 연인을 데려다 달라고 하는 미친 사람으로 보이는 심리학자이자 정신과 의사인 얀 마이와 고도의 심리게임을 펼칩니다.

 

긴장감 넘치는  예측 불가능한 상황 전개는 누가 진실을 말하는지 누가 적인지 알 수 없는 반전을 거듭합니다. 작가가 라디오 방송국에서 근무한 경험을 살린 생생한 현장감과  인간 내면을 들여다 보는 예리한 심리 묘사는 단숨에 끝까지 읽게 만듭니다.  이 책은 사랑하는 사람의 예기치 못한 부재에 맞서는 두 사람의 선택과 온갖 속임수가 등장하는 특수부대의 작전이 맞물린 긴박한 전개가 한 편의 영화 같습니다.

 

마침내 드러나는 진실과 얽히고설킨 관계의 매듭을 푸는 과정이 흥미롭습니다.  우리는 모든 것의 배후를 알아내고 싶어 합니다. 사랑하는 이가 곁을 떠났을 때 남아 있는 자신을 탓하지 않을 사람이 드물 것입니다.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그 때 나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막을 수는 없었는지, 끊임없이 '왜?'라는 질문으로 자신을 옭아매는 사람들에게  삶을 낭비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담은 < 마지막 카드는 그녀에게>를 영화로 곧 만나게 되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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