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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계를 치유하는 33가지 지혜
  • 김영선
  • 13,500원 (10%750)
  • 2021-10-28
  • : 398
먼저 저는, 올해(20201년 5월) 세례를 받아 성경의 ㅅ 자도 잘 모르는 사람임을 고백합니다. 그래서 <관계를 치유하는 33가지 지혜> 내용을 이해하는 수준이 무척 낮을 것임을 미리 밝힙니다😅

(세례식날 예비자교리 개근상으로 성경을 선물받았는데 아직 몇장 펼쳐보지도 못했....ㅠㅠ 지송합니다~~)


저에게 성경이라고 하면,
펼칠 엄두가 안 난다. (두께에 압도당함)
어려울 것 같다. (미리 겁먹음)
단어 뜻이 뭔지 도무지 모르겠다. (지명/인물명 등 배경지식 부족)
으로 고이고이 모셔만 놓고 감히 꺼내지 못하는 책이었습니다.


그럼에도 <관계를 치유하는 33가지 지혜>를 읽어보고 싶었던 것은, 부제 <성경 인물과 함께 떠나는 치유 여정>이라는 문구가 마음에 닿았기 때문입니다.
"성경으로 '치유 여정'을 떠날 수 있다고? 성경은 하느님/예수님이 사람들을 꾸짖고 벌주고 혼내는 책 아니야? (무식)"


성경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각자 어떤 방식으로 치유 여행을 떠났을까?
치유하는 데 어떤 특별한 방법을 썼을까? (비법공유좀~~)
라는 궁금증을 안고 책을 읽어갔습니다.


이 책은 구약 성경의 다양한 관계에 관한 이야기들을
자기자신 / 사람(들) / 사회 혹은 공동체 / 자연 / 하느님
이라는 다섯가지 카테고리로 묶어서 소개합니다.


이 가운데 가장 마음에 쏙쏙 꽂혔던 부분은 '자기자신'에 나온 구약 인물들의 이야기들이었습니다.
그 중 '열등감 덩어리'로 보이는 사울에게 공감도 많이 가고, 안타까움도 많이 느꼈는데, 아마도 사울을 통해 내 못난 부분을 보았기(투사) 때문일 것입니다.


"이스라엘 첫 임금이었던 사울에게는 참 좋은 것들이 많았습니다. 먼저 그에게는 수려한 용모가 있었습니다. (...) 무려 세 차례에 걸쳐 하느님께서 그를 선택하셨다는 표지가 주어집니다.
이 정도라면 그 누구도 하느님께서 사울을 선택하셨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고, 사울 자신은 더더욱 그러할 것입니다. 그런데 사울은 자신에게 주어진 이런 놀라운 선물에 주목하기보다는 자신에게 '없는 것'에 더 주목한 인물처럼 보입니다.
김영선 수녀 <관계를 치유하는 33가지 지혜>"


'사울은 이스라엘 사람들 가운데 그 보다 잘 생긴 이가 없고, 키도 다른 사람의 어깨 위로 올라갈 만큼 컸고(1사무 9,2참조) 무엇보다도 이스라엘의 첫 임금으로 선택'까지 받습니다. 그런데도 하느님의 선택을 신뢰하고 감사하기 보다는 군사들에게 잘 보이려 하고, 그들의 비위를 맞추는 데 더 신경을 씁니다.


"하느님의 선택을 받은 사람임에도 자신을 하찮은 존재로 여기고, 자신의 존재감을 사람들의 인기와 존경에서 찾으려 한 것"이라는 문장이 뜨끔하게 만들었고, 스스로를 돌아보게 했습니다.


'내 기준과 중심은 그분이신가, 아니면 그 외 것들인가?
하느님이 창조하신 나를, 하찮고 별볼일 없다고 생각하진 않았는가?
하느님이 아닌, 주변 사람들에게 내 존재를 인정받으려고 헛된 노력을 하진 않았나?'


또한 사울은 자신에게 없는 것을 가진 다윗을 질투했습니다. 다윗의 존재에 위협을 느낀 사울은 여러 번 다윗을 죽이려고까지 했습니다.
저자 김영선 수녀님은 '만약 사울이 하느님의 선택에 깊은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면 다윗을 질투의 대상이 아니라 자신에게 없는 것을 보완해줄 가장 소중한 신하로 대할 수 있었을 것'이며, '사울은 자신에게 없는 것에 주목하느라 자신에게 주어진 소중한 것들이 무엇인지 보지 못했고, 그 소중한 것들을 제대로 살아내지 못하였'다고 말합니다.


하아... 이 열등감 덩어리 사울~~~
키도 크고 잘생기고, 하느님이 이스라엘의 첫번째 왕 자리에 오르게 하셨고, 훌륭한 부하가 될 다윗도 있었는데~~
하느님께 다 받고도 왜 누리지 못하니~~ 왜~ (답답)


저자도 말하였지만, 사울의 가장 큰 문제(?)는 하느님께 받은 것보다, 없는 것에 더 집착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저 역시 이미 받은 것에 감사할 줄 모르고, 없는 것/ 못 가진 것에만 더 혈안이 되어 있는 것은 아닌가(예: 집이 더 넓었으면 좋겠다, 자식이 이랬으면 좋겠다, 남편이 저랬으면 좋겠다, 내 외모가 요랬으면 좋겠다, 등등....) 사울을 통해 깨닫게 됩니다.


<관계를 치유하는 33가지 지혜>를 통해 구약 인물들이 텍스트 속 글자가 아니라, 열등감이 있고 말도 안 되는(환장할) 선택을 하고, 웃고 울고 후회하고 성장하는 생생한 인물들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엇, 나 같은 사람이 또있네?'하는 친밀감과 안쓰러움도 느꼈습니다.


무엇보다 (성경에 대해 1도 모르는) 제가 이 책을 읽고 가장 크게 느낀 점은,
내가 가진 모든 것은 하느님이 주신 것이다. (내가 누리는 좋은 것도, 떨쳐버리고픈 고통까지도....)
하느님을 신뢰하고, 하느님을 추구하는 것이 내 삶이 으뜸자리가 되어야겠구나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고이고이 모셔만 둔 성경을, <관계를 치유하는 33가지 지혜>에서 나오는 부분부터 찾아보고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성경이 어렵게 느껴지는 새내기 신자, 구약 속 인물들의 인간적인 면과 약점을 통해 나를 돌아보고 성찰하고 싶으신 분들, 하느님을 더 가까이 느끼길 원하는 분들께 <관계를 치유하는 33가지 지혜>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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