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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비행기님의 서재
  • 세포부터 나일까? 언제부터 나일까?
  • 이고은
  • 11,700원 (10%650)
  • 2023-04-07
  • : 3,272
학창 시절 생명과학, 즉 생물은 나에게 그리 관심이 있는 과목이 아니었다.
그냥 외울게 많은 과목 같은 생각뿐...
이과 출신에 이공계 전공 출신이긴 하지만, 그냥 어쩌다 보니... 그리 된 것일 뿐,
더욱이 생명과학과는 거리가 먼 전공으로 학교를 다녔었다.
그러다 몇 년 전부터,
아이의 공부를 함께 도와주느라 다시 기초과학을 접하다 보니 생명이 너무너무 흥미로운 게 아닌가?
스스로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식물의 기특함부터,
눈에 잘 보이지도 않는 미생물의 귀중함.
이러한 살아있는 하나하나의 생명이 어우러진 세계와 지구가 경이롭고 놀라웠으며,
특히나 인체에 대한 부분을 볼 때에는 그 흥미가 절정에 달했었다.
아,, 이럴 줄 알았으면 생명과학을 전공하는 거였는데....

아무튼 이런 와중에 흥미로운 책을 접했다.
나는 가끔 아주 관심 가는 분야의 책에 한해서 서평단에 응모를 하고는 하는데,
책 제목과 간단한 소개를 보고는 바로 호기심 유발,
게다가 가뜩이나 요즘 진로 고민이 한창인 첫째 아이와도 함께 보면 참 좋겠다 싶었다.
사회과학 부분으로 일단 진로를 정한 듯하지만, 여전히 생명에도 관심이 많은 아이.

운 좋게 당첨이 되어 책을 받아보니
세상을 향한 발견의 첫걸음 시리즈 네 번째에 해당하는 책이었다.
자기 탐색, 진로 발견, 지식 탐구가 가능한 청소년 책.
오호! 이런 시리즈가 있었다니,
다른 책에도 어떤 이야기가 쓰여있을지 궁금해진다.

이 책은 현직 생물 교사가 쓴 생명과학과 자아 탐색에 관한 이야기다.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 나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우리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한창 나는 누구인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같은 철학적 질문을 가질 청소년 아이들에게 생명과학적 접근으로 그 해 답을 찾아간다고 해야 하나? 아주 흥미로운 접근이었다.

그리고 함께 살아가는 우리에 대한 이야기.
다름과 평등, 존재의 가치에 대한 이야기를 유전학적 접근으로 과학적 근거를 제시한다.
어쩜 생명과학을 이러한 접근으로 다룰 수가 있는 것인지...
생명 현상과 원리를 다루는 생명과학은 어쩌면 모든 학문과 삶의 가장 바탕이 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1부에서 다루었던 생명의 시작점을 가만히 생각해 보았다.
의견도 분분하고, 아직 과학적으로 딱 잘라 말할 수 없는 생명의 시작점.
과연 어디부터 생명이라고 판단을 해야 하는 걸까?
남편과도 한참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역시 그 기준을 명확히 하기란 참 어려운 것 같다.
그 문제는 인공유산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에 더욱 신중해야 할 문제이니 말이다.

이렇게 생각을 할 질문을 던져주기도 하지만,
흥미로운 과학적 지식을 남겨 주기도 했다.
우리 몸을 구성하는 세포의 수명이 각기 다르다던가
(위장 세포는 이틀, 피부 세포는 2~4주기, 백혈구는 일주일, 적혈구는 3~4개월, 지방세포는 무려 10년, 뇌의 신경세포는 내 수명만큼.)
우리 몸의 구성을 원소로 살펴보면 산소, 수소, 탄소, 질소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
그중 산소가 무려 65%나 된다는 사실.
이러한 원소들은 지구상에서 사라지지 않고 순환하기 때문에 극단적으로 말하면 내 엄지손가락은 한때 티라노사우루스였을 수도 있다는 것.


억지가 아닌 과학적으로 충분히 가능한 일이기 때문에 어른인 나도 꽤나 흥미로웠는데,
아이들은 훨씬 더 생명과학에 관심을 보일만한 일이었다.

그리고
요즘 같은 21세기에 여전히 존재하는 인종 차별과 우월주의에 대한 비판.
과연 누가 정상이고 비정상인 것인가에 대한 의문,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배려하자는 인류애적인 이야기를 유전자와 더불어 설명을 하니 더 이상 생명과학이 ‘과학’의 일부분에서만 머무르는 게 아님을 확실히 알게 되었다.


세포들도 각자의 역할이 있다는데...

이들이 모두 한 가지 중요하다는 세포로만 역할을 하고 싶어 한다면 어떨까?

몸을 구성하는 하나하나의 세포가 중요하지 않은 게 없듯이
세상에 존재하는 개개인의 가진 능력이 모아져 거대한 인간 사회가 부드럽게 돌아간다.

한창 남의 떡이 더 커 보이기만 하고, 내가 가진 게 초라해 보이는 사춘기의 아이들이
모두 자신의 존귀함을 알았으면 좋겠다.
우리 아이도 남과 비교가 아닌 자신에 대한 깊은 고민으로 스스로의 강점과 지능을 잘 찾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나도 그 다름과 강점을 정말 잘 이해하는 부모가 되고 싶다.
생명과학 책을 읽고 나서 이런 마음이 들게 하다니...
신비로운 책이다.

#세포부터나일까언제부터나일까 #발견의첫걸음 #창비청소년도서상 #이고은 #생명과학 #진로탐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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