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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비행기님의 서재
  • 언니의 상담실
  • 반유화
  • 14,400원 (10%800)
  • 2022-08-30
  • : 359
"정신과 전문의가 들려주는 나를 돌보는 법"

타고난 천성이 예민한 나.
어릴때부터도 기질이 예민한 탓에 많이 울기도 해서 키우기 힘들었었다 하는데,
이 천성은 나이가 들수록 인내하고 감추는 것일 뿐,
그 타고난 기질이 변하는건 아닌것 같다.

무슨 일이든 일반적인 사람에 비해 강도가 크게 다가오고,
사소한 일에 감정이입과, 소모도 커서 스스로 참 힘들게 사는 스타일이 나다.

대학-취업-연애-결혼-출산-육아에 이르는 폭풍같은 20-30대를 보내고 아이들이 어느정도 크고 나니, 요즘 부쩍 내 자신에 대한 고민의 시간들이 많아졌다.
제 2의 사춘기랄까.
놀아달라고 떼쓰고, 씻기고 먹이고 입혀야할 아이들이 있는것도 아니고,
예전에 비하면 훨씬 여유롭고, 겉으로 보기엔 잔잔하기만 한 내 일상속에 사실 내 마음은 큰 파도가 일고 있다.

뭔가 특별한 '어떤것'이 문제가 되는것이 아닌,
알 수 없는 불안과 초조, 뾰족함.
이런 마음이 강해질수록 가족에게, 주위의 사람에게 영향이 가는건 아닐까,, 또 조심하고 참다보니
정작 내 마음은 더 수렁에 빠지고 만다.
하........

이런 와중에 『언니의 상담실』이란 책을 만나게 되었다.
책 표지에도 있듯이 '나를 돌보는법'에 대한 이야기.

책 표지처럼 편안한 소파에 앉아 고양이 한마리를 안고서는 편하게 언니와 대화하는 느낌의 책이다.
나의 이야기를 온몸으로 집중해서 들어주는 기분.

책은 크게 3부로 나뉘어져 있다.
나, 우리, 세계에 관한 이야기.
사연을 담은 편지를 읽고, 저자가 답장을 해 주는 방식의 전개라서 실제 상담을 받는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그리고 사연과 딱맞는 책,영화,음악까지 소개를 해주니 제대로 이야기를 나눈 느낌이다.

내가 특별히 고민이라 여기지 않았던 사연에도 공감을 하게 되는건,
저자가 먼저 사연자의 상황과 생각, 감정에 공감을 해주기 때문이 아닐까 했다.
첫 답장의 시작은 우선 공감을 하고, 또 위로를 해 준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얼마나 외로웠을까 등등.
그렇게 위로를 해 준 뒤 왜 사연자가 그런 상황에 놓이게 됐는지에 대한 설명을 해 준다.
그리고 가장 좋았던건,
두루뭉술한 해결책 - 힘내요. 잘 할 수 있어요. 상대를 이해해 보세요..- 같은 이야기가 아닌,
매우 구체적인 해결 방안을 제시한다.

무기력에 빠진 사람에게는 시간의 흐름을 알아차릴 수 있도록 일력(달력)을 사용해 보라거나 산책을 해 보라던지.
완벽주의때문에 힘든 사람에겐 성과와 결과와 무관한 취미를 가져 보라던지,
우울에 빠진 사람에겐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보는 것을 추천한다던지,
sns에 빠진 사람에게 전하는 구체적 행동 지침까지..

그리고 이어서
이미 힘든 마음을 가진 사람에게 한꺼번에 많은것을 요구하지 않는다.
지나치게 애쓰지 마라고, 이들 중 한가지만 해 나가도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
그런 말들이 위안이 되고 위로가 된다.

보통은 이런 마음들은 '니가 나약해서 그래', '정신력이 문제야' 라고 단정짓기 십상인데,
각자의 위치에서 고군분투하는 그들을 온전히 이해하는 글을 보니 도리어 에너지가 생기는 기분.

"언제나 자기 자신을 최우선으로 두는, 그리고 스스로를 아끼면서 하는 시도이기를 바랍니다" -P144

책의 구성이 3부로 나위어져 있긴 하지만, 결국 모든 문제의 해결은 '나'로 부터 시작되는 일이었다.
'내'가 모두 할 수 있는 일들, '내'가 시작해야 하는 일들.

- 타인의 감정까지 나때문이라 생각하지 않기를,
- 타인의 아픔까지 내가 해결하려 하지 않기를,
- 무수한 모든 일의 중심에는 항상 나를 위하는 내가 있기를.

내 자신을 제법 더 많이 사랑하고 아끼자는 마음가짐이 든다.
뾰족하고 날선 마음도 조금은 둥글어진 기분.
마음이 힘들때 마다 조금 더 나를 위하고 사랑해야겠다.

#언니의상담실 #반유화 #창비 #서평언니의상담실 #심리상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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