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하마터면 직업 목사로 살 뻔했다
“진짜 목회란 무엇인가?”
나는 사실 이 책을 처음 집어들면서 뻔한 목회자의 성공기, 혹은 어려움 극복담이 펼쳐질 거라 속단했다. 그런데 책을 읽고 나서 한동안 멍해졌다. 분명 마지막 페이지까지 다 봤는데, 이야기가 아직 끝나지 않은 느낌. 뭔가 완전히 새로운, 낯선 목회자의 고백이었다.
저자는 스스로 ‘직업 목사’가 될 뻔했다고 고백한다. 목회라는 일이 자꾸만 일처럼 느껴지고, 신앙은 당연한 일상이 되어버릴 때, 그는 혼란과 갈등에 휘말린다. 교회 안에서의 성공, 구성원들의 인정, 외적인 안정감이 곧 신앙의 기준이 되고 마는 순간들이 켜켜이 쌓여간다. 그런데 저자는 그 틀을 깨뜨린다. 진짜 신앙, 진짜 목회가 무엇인가 묻는다. 익숙하고 안전한 껍질 밖으로 뛰쳐나오려 한다.
책 곳곳엔 불안과 긴장, 그리고 작은 용기가 배어 있다. 익숙함을 돌아보고, 자기만의 길을 고민하는 과정이 펼쳐진다. ‘직업’이 아니라, ‘길’로서의 목회가 과연 어떤 모습인지, 저자가 체험한 다양한 에피소드를 통해 저마다의 답을 찾게 해준다. 지나치게 평범한 하루, 교회라는 공간의 일상들―그래서 더 공감이 된다. 책을 덮고 나서는, 여전히 목회자이기는 하지만, 이제는 더 나다운 신앙을 고민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 책의 진짜 메시지는 ‘나 자신으로 살아가는 용기’다. 저자는 성도나 목사라는 껍질을 벗고, 진짜 자기 자신으로 고민하고, 실수하며, 다시 시작하는 이야기를 던진다. 누군가의 기준이 아닌, 나만의 길을 찾아가는 그 작은 용기가 목회뿐 아니라 우리 삶에도 울림을 준다.
이 책의 핵심 메시지는 분명하다. 목회는 전문직이 아니라, 부르심에 따른 삶이라는 것. 저자는 목회자의 자리에서 한 발 물러서, 스스로를 ‘거류민’이라 부른다. 이 땅에 정착하지 않고, 주님의 길을 따라 걸어가는 순례자. 그래서 이 책은 단순한 목회 수기가 아니라, 신앙의 방향을 다시 묻는 일종의 반성문이자 고백문이다.
읽으면서 불편할 수도 있다. 목회자의 현실과 민낯을 너무 솔직하게 드러내기 때문이다. 하지만 바로 그 점이 이 책의 힘이다. 직업적 안전함을 내려놓고, 다시 제자로 서려는 한 사람의 결심이 오히려 독자에게 큰 도전이 된다.
"하마터면 직업 목사로 살 뻔했다"는 목회자뿐 아니라, 신앙을 직업처럼 형식적으로 이어가고 있는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거울 같은 책이다. 읽고 나면, 나 역시 “나는 지금 소명으로 살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피해갈 수 없게 된다.
이 서평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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