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속눈썹 아미(ami)의 서재
  • 기억함의 용기
  • 성민 외
  • 16,650원 (10%920)
  • 2025-05-27
  • : 361

[서평] "기억함의 용기"


기억함의 용기는 우리 사회의 그림자 속에서도 꿋꿋하게 자신의 삶을 기록한 수용자 자녀 10인의 이야기가 담긴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크게 느낀 점은, 저자들이 겪어온 상처와 고통이 결코 그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이었다. 부모의 수감이라는 충격적 사건 이후, 저자들은 ‘수용자 자녀’라는 정체성을 마주하며, 사회적 편견과 낙인, 가족 해체와 경제적 어려움, 그리고 내적 고립 속에서도 자신의 감정과 기억을 직면하는 용기를 보여준다.


책을 읽으면서 뭔가 뭉클함이 계속 있었다. 한 문장, 한 단락을 넘길 때마다 저자들이 꾹꾹 눌러 담은 이야기들이 조심스럽게, 그러나 또렷하게 전해져왔다. ‘기억함의 용기’라는 제목처럼, 이 책은 어쩌면 기억하고 싶지 않은 과거를 정면으로 마주한 사람들의 고백이다.


나는 처음에 이 책이 수감자의 자녀들이 겪는 일상의 어려움을 나누는 수필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니었다. 이건 그저 고통의 나열이 아니고, 상처의 심연을 들여다보고, 그 속에서 자기 자신을 건져 올리는 치열한 기록이다. 책의 저자들은 수용자 자녀라는 낙인 속에서도 자신의 감정과 삶을 스스로 정리해가고, 그 이야기를 글로 남긴다. ‘그때도 내 인생이었다’는 문장이 오래 마음에 남는다. 아무리 아팠던 순간이라도 부정하지 않고, 그 기억을 내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그 용기가, 이 책의 진짜 힘이다.


읽는 내내 나 자신도 돌아보게 됐다. 나도 힘들거나 부끄러운 감정은 회피했던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은 말한다. 진짜 용기는 그 감정을 마주하고, 있는 그대로 글로 꺼내는 것이다. 뭘 대단히 바꾸는 게 아니라,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데서부터 시작된다고 말한다.


이 책은 조용하지만 강하게 우리 사회의 시선을 묻는다. 왜 우리는 수용자의 가족, 특히 아이들에게까지 차가운 눈초리를 보낼까? 그들의 잘못도 아닌데, 왜 침묵 속에 살아야 하는 걸까? 이 책은 말없이 외면했던 이웃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게 한다. 그리고 그 듣는 일조차 ‘작은 연대’임을 일깨워준다.


"기억함의 용기"는 여운이 길게 남는 책이다. 책을 다 읽었는데도 어딘가 끝나지 않은 이야기처럼 마음에 남는다.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기억함의용기 #수용자자녀 #다름과용기 #사회적낙인 #기억과회복 #책서평 #책좋사 #비비투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