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역사에 대해 보는 것은 늘 흥미진진하다. TV에서도 자주 한국사, 세계사에 관련된 강의를 듣고 있는 프로그램이 인기가 있는 편인 것 같다. 물론 화면과, 강사의 재미있는 설명이 함께 해서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인간에게 지나온 역사를 살펴보는 건 흥미진진하게 느껴지는 건 맞는 것 같다.
한국사를 볼 때에도 자세하게 하나씩 쪼개어서 한 시대를 왕별로, 혹은 사건별로 살펴보는 것이 더 좋을 때도 있지만, 반대로 각 시대의 큰 흐름을 따라가면서 전체적인 시대의 변화를 따라가는 것이 더 긴장하게 만들 때도 있다. 어쨌든 역사가 지금의 우리에게 던져줄 수 있는 많은 생각들을 해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지는 건 참 좋다.
서경석의 한국사 한 권을 만났을 때 조금 놀랐다. 물론 서경석이라는 사람이 박학다식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역사책을 쓸 정도라는 건 조금 신기했다. 아마 유튜브 ‘그래서경석’에서 한국사 강의 영상을 올려서 좋은 평을 받았고, 여러 곳에서 우리 역사를 기반으로 강의도 하고 역사에 대한 발걸음을 꾸준히 걸어나가고 있나보다. 그런 것들을 바탕으로 이제 책까지 쓴 것이라는 생각을 하니 고개가 끄덕여졌다.

책 전체적으로는 역사 교과서를 읽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열심히 외울 것들을 던져주는 것 같아서였을까? 그래도 진짜 교과서처럼 딱딱하고, 하나하나 나열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재미있게 설명하듯이 사건과 특이한 점들을 물어가며 전개하고 있어서 생각보다 훨씬 쉽고 빠르게 읽혔다. 작가의 말처럼 역사에 관심이 있었던 사람이 ‘한국사 이야기꾼’이라는 이름으로 주요 사건들을 중심으로 쉽게 풀어 썼다는 것이 딱 맞는 것 같았다.

‘바쁜 우리네 일상, 한 번만 읽어도 평생 머릿속에 남을 수 있도록 저만의 노하우를 담은 한 줄 코드도 곳곳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감히 말씀 드리자면 가장 재미있는 한국사 책이 아닐까 합니다.’라는 작가의 말은 책을 다 읽고 돌아와서 다시 봤을 때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었다. 정말 머리에 남을 수 있게 중요한 것들을 마지막에 재미있는 말로 정리한 것도 오래 기억에 남았다.

처음에 나온 웰컴구동막개 같은 것이 딱 그랬다. 중요한 그 시점의 단어들을 연결하는 것이 꼭 시험 대비 노트 같다고 할까? 그래도 그렇게 한 번 보니까 더 기억에 남는 건 맞는 것 같아서 혼자 큭큭거리며 웃었다.
현재 살고 있는 곳에서 가까운 익산의 미륵사지 석탑을 가서 실제로 보았을 때 궁금한 마음이 있었는데, 책 속에서 다시 만났을 때 정말 반가웠다. 사실 역사적인 유물들이 교과서에서나 보고, 책 속에서만 볼 때가 많은데 이렇게 가까운 곳에 있는 것도 역사적인 배경을 생각하고 보러 가는 일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무왕을 이야기할 때엔 ‘익산’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옛날에는 ‘금마저’라 불렸던 익산은 무왕의 꿈이 담겨있던 지역이었습니다. 무왕은 거의 수도 조성에 버금갈 정도로 익산을 계획 도시로 만들고자 노력했어요. 그 대표적인 예가 왕궁이 유적과 미륵사지인데요. 미륵사는 그 터와 미륵사지 석탑만 유물로 남아 있습니다. 이 탑은 우리나라에 남아 있는 석탑 중 가장 오래된 것이기에 그 가치가 높습니다.
살고 있는 곳과 가까운 익산의 유명한 미륵사지 석탑을 사진으로 보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작가가 앞에서 쉽게 설명한다는 말을 했던 것이 딱 사실로 느껴졌다.
또 하나 재미있게 생각된 것은 세종에 대한 이야기였다. 세종 대왕의 업적을 빠짐없이 기억하게 하기 위해서 0부터 10까지 숫자와 함께 연상되게 이야기를 정리해 두었는데, 작가의 발상이 재미있었다. 그만큼 우리에게 가까운 세종대왕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다른 역사책을 볼 때는 주로 조선시대가 길게 이어지고, 마지막에는 일제강점기에서 현대사 일부가 기록된 정도였는데, 이 책에는 특이하게 근대와 현대의 사건 이야기가 생각보다 길고 많았다. 개항시기부터 독립운동 이야기가 사실 어떤 역사적인 중심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많이 달라지는데, 작가는 쉽게 이야기를 풀어내는 데 초점을 두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사책 속에서 작가의 역사적 인식 관점이 얼마나 중요한지 읽으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들었다는 것이 딱 맞을 것 같다.
현대에서는 1990년대 이후 김영삼정부와 김대중 정부, 노무현 정부까지 우리에게 친숙한 곳까지 역사가 나아가고 있음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우리가 역사의 주인공이라고, 한국사 여생이 즐거웠는지 묻는다. 맞다. 열심히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가 역사의 주인공이어야만 할 것 같다. 역사책 이야기를 풀어가는 것이 얼마나 어려울지 마음으로 느껴졌지만, 그 큰 분량을 한 권에 쉽게 담아낸 작가의 마음을 잘 읽어낼 수 있어서 좋았다. 쉽고 빠르게 역사를 한 번 정리한다는 느낌이라고 해야할까?
한국사가 너무 방대해서 접근하기 어렵다고 느낄 때, 아니 한국사를 길게 읽었지만 어떤 이야기를 꺼내는 게 좋을지 모르겠다고 생각될 때 잘 정리된 세상에서 제일 쉬운 한국사 ‘서경석의 한국사 한 권’을 읽으면 딱 좋을 것 같다. 정말 한국사 ‘한 권’이 잘 담겨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