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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사탕님의 서재
  • 소녀 퇴마사, 경성의 사라진 아이들
  • 한정영
  • 12,600원 (10%700)
  • 2025-08-25
  • : 2,370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가제본 도서 일부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소녀 퇴마사, 경성의 사라진 아이들

 


한참 이야기가 진행되는 중간에 딱 멈춰서 숨이 턱 막혔다.

 

퇴마사라는 것이 아이들에게 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흥미 진진한 인물이 틀림없다. ‘퇴마사’라고 하면 무엇이 떠오를까? 귀신이 들어온 사람에게서 귀신을 쫓아내는 사람? 아니면, 귀신을 물리치는 사람? 어떤 방면이든, 귀신과 연관된 사람이라는 것은 확실히 알고 있을 것 같다.

 

채령의 엄마가 채령을 두고 떠난 것은 무엇 때문일까? “독, 염, 시!”라고 외치며 채령에게 무언가 주문을 통해 몸으로 기운을 전달해주고, 둥근 원에서만 기다리라고 말하고는 사라진 엄마. 며칠 있다가 채령을 데리러 온 이모과 같이 떠났지만 가는 길부터 순탄치 않다. 이모와 헤어졌다 만나기로 한 곳에서 만난 것은 바로 이신귀, 남의 몸에 스며든 악귀를 말하는 이신귀였다. 채령은 자기 팔을 잡은 그 악귀에게 자기 자신이 아닌 몸 속 누군가가 소리치는 것을 경험한다.

 

채령을 데리러 온 이모와 만났을 때, 함께 있는 고양이 로사도 함께 만난다. 이모의 과자점 ‘천변풍경’으로 향했고, 이모에게서 엄마가 채령이의 손이 다른 이의 마음을 읽게 하는 능력을 가지도록 했다는 것도 이야기한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행복할까? 사실 내 마음도 정확히 알 수 없는데, 누군가의 마음, 그것도 악한 마음을 읽는다는 것은 쉽지 않은 능력인 것 같다.

 

이모는 고양이 점술사라고 했다. 고양이가 타로 카드를 골라주는 묘점을 보는데, 정말 신기했다. 그리고 또 찾아온 사람은 신부였는데, 자기 조카를 찾아달라고 한다. 아이는 어디 있을까? 또 채령이 다시 만난 사람은 바로 이모를 만났을 때, 이모가 가게 근처에 데려다 주라고 부탁했던 단아인데, 짝발형 패거리 속에 사는 고아 친구였다. 잃어버린 친구들을 찾아달라고 부탁하기 위해서 온 단아와 친구들을 통해서 알 수 없는 장면들을 볼 수 있었던 채령은 아이들이 어른에게 끌려가는 모습을 발견한다. 신부가 찾는 조카가 바로 단아가 찾는 아이와 같다는 것도 천변풍경에 거의 머물다시피 하는 그림도 그리고, 글도 쓰는 지니아저씨, 그리고 희한한 능력을 가진 고양이들.

 

이야기는 점점 더 진실 속으로 흘러간다. 아이들을 입양 보내주는 줄 알았던 짝발 형과 그 짝발 형의 동생 계순이를 죽인 장영감과 얽힌 이야기, 그 뒤에 더 큰 손길인 뽀글이, 백작님은 누구일까? 그리고 이신귀가 짝발형에게도 붙어 있는 모습 등 채령이는 단아와 신부가 찾는 래호를 구해낼 수 있을까?

 

어쩌면 근대화 시기, 귀신이 씌인 것을 알아볼 수 있고,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채령의 능력과 만나는 귀신의 사연 등이 시대적인 아픔을 이야기하고, 또 그들이 문제를 풀어가는 방식을 마주하게 하는 것 같다. 어떤 것이 옳다고 할 수 없는 많은 사람들의 사연을 읽다보면, 도리어 마음이 아프다. 단아가 래호를 구해달라고 부탁하는 것만 봐도, 자신이 힘들어도 자기에게 중요한 사람들 찾고싶어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느낄 수 있으니 더 그랬던 것 같다.

 

채령이가 사건의 중심에 다가서는 동안 그 안에서 래호는 어떤 역할을 할지 궁금했다. 그리고 이모나, 지니아저씨는 또 어떻게 이 커다란 회오리에서 버텨나갈까? 채령이를 많이 응원하고 싶었다. 엄마에게서 받은 능력으로 힘들기만 한 게 아니라, 누군가를 지켜내고 도와줄 수 있는 능력이 되지 않을까?

 

경성의 사라진 아이들을 찾아내는 멋진 소녀 퇴마사 채령이가 어떻게 활약할지 정말 기대가 된다. 뒷부분이 없는 줄 몰랐다가 딱 멈췄을 때, 아쉬워서 “하~” 한숨을 내쉬었다. 책 완성본이 나오면 후다닥 읽어나가고 싶다. 마음이 끌리고, 이야기 전개가 정말 궁금한 소설을 만나는 건 오랜만이어서 더 좋았다. 곧 나오는 책이 정말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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