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저승 우체부 배달희
뜬금없이 저승사자가 나타나서 나에게 저승우체부를 하라고 하면 어떤 기분이 들까? 저승사자라고 하는 사람도 의심스러울 것 같고, 당연희 저승 우체부라는 직업도 황당하게 느껴지지 않을까?
주인공 배달희는 거짓말이라고 화내는 것 보다 “왜 저인가요?”라는 반응을 하는 아이였다. 잘하는 게 없고, 평범한 자기가 하기에는 지나치게 중요한 일이라고. 그런 배달희를 보면서 문득 나도 그렇게 말하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왜 내가 그 일을 해야 하느냐고 말이다. 어쩌면 조금 놀라고 신났을까? 나한테 특별한 임무를 준다는 것에 말이다.
하여튼 저승사자는 배달희에게 이렇게 말했다.
“배달희 씨는 특별합니다.”
강력한 귀문관살의 소유자이고, 저승과 이승을 잇는 문이나 다름없다는 말을 들으니 재미있었다. 하여튼 그렇게 저승 우체부가 되었다. 황금색 카드 키를 벽에 가져다 대면 저승으로 가는 엘리베이터 문이 열린다. 그리고 저승입구에 가서 저승의 편지를 받아오게 된다. 진짜 편지를 가지고 이승 사람에게 전달하는 줄 알았는데, 다행히 꿈 속에서 전달하는 것이고, 그 사람을 찾아가는 것도 특별한 엘리베이터에 주소만 누르면 가장 가까운 저승 출입구에 갈 수 있다고 한다. 우체부가 되는 과정이 재미있었다. 그럴법 하다고 고개가 끄덕여질 정도로. 과연 배달희는 활약하게 될까?
저승에 편지를 찾으러 가면서도 만나는 사람들과의 이야기, 그리고 배달희의 학교 생활에서의 친구 관계를 보면서 많은 생각이 오간다. 나는 과연 저승에 가면 누구에게 편지를 쓰고 싶을까 하는 생각부터, 배달희처럼 친구들과의 사이에서 힘들 때, 어떻게 하면 좋을까 등등의 많은 생각 속에서 달희가 참 부러웠다. 그래도 든든히 버텨내고, 임무를 잘 완성해 가니 말이다.
제일 처음 편지를 보낸 사람이 바로 옆집 안내견이었던 하루였다. 하루는 옆집 시각장애인인 세희언니를 도와주던 안내견이었다. 그렇게 세희언니의 꿈 속으로 들어간 배달희는 어렸을 때 언니가 시각장애인이 되었을 때 힘들었던 모습, 그리고 언니에게 딱 발자국만 찍어서 보낸 하루의 편지, 그리고 언니의 답장 등을 다시 전달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어쩌면 배달희에게도 이런 편지를 전해주는 과정이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지 않았을까?
아들에게 편지를 보내는 엄마의 이야기에도 마음이 딱 멈추어섰다.
“네가 너를 용서하길 바라셔.”
피아노를 하고 싶어하는 아들 때문에 밤 늦게까지 일하다가 차에 치어서 생을 마감한 엄마는 아들이 자기 때문에 엄마가 죽었을거라고 생각하고 힘들어하는 모습이 얼마나 더 힘들었을까?
중간에 배달부가 아닌 상태가 되어버린 배달희의 이야기를 보고 화가 났다. 저승은 어떻게 이렇게 마음대로 일처리를 할까? 그런 배달희가 친구 지우를 도와줄 수 있는 상황이 되었을 때, 겁내지 않고 자신이 배달부가 아닌 상태에서도 배달 일을 수행했고, 결국 이런 용기는 달희를 계속 저승 배달부로 일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요즘 종종 이렇게 판타지 소설을 읽으면서 때로는 심하게 사람을 바닥까지 끌어내리거나, 죽게 만들거나, 다른 사람을 심하게 괴롭히는 것을 읽으면 힘이 드는데, 어려운 순간은 있지만 잘 이겨내고, 주변 사람들을 보듬을 수 있는 아이의 이야기를 읽으니 참 좋다. 어떤 사람은 시시하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요즘 세상에는 조금 마음을 안아줄 수 있는 이야기가 더 많이 필요하지 않을까?
나도 배달희에게 저승에 가서 편지를 보내게 된다면 누구에게 보낼까? 남편? 아니면 아들들? 고민하게 된다. 배달희라면 내 편지를 전해주면서 나의 마음을 함께 잘 전해줄 것 같아서 든든하다.
어쩌면, 누군가에게 내 마음을 전하고 싶다면 지금 편지를 써야 할까? 저승에 가기 전에 말이다. 어쩌면 그것부터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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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소설#청소년문학#장편소설#저승우체부배달희#부연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