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료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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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보고는 깜짝 놀랐다. 아이들에게는 헌혈이 생각보다 낯설지 않을까 생각했던 탓인가보다. 표지 그림도 조금 무섭기까지 해서 혹시 드라큘라처럼 피가 필요한 어떤 것에 아이들이 어려움을 겪는건 아닐까 생각했다. 하지만 이야기를 읽어나가면서 무언가 아이들의 마음을 채우지 못하고 힘들게 하는 것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느껴졌다.
기준이가 무언가 마음이 불편한지 아이들이 게임을 하는 것에 대해 화를 내는 것으로 문제가 시작한다. 주인공 용기가 기준이를 살짝 밀었는데, 그 덕분에 자홍이가 핸드폰을 부서뜨리면서 일이 복잡하게 얽혀버렸다. 기준이는 무엇 때문에 어려운걸까? 정보통 자홍이는 기준이가 무언가 이상하다고 생각한다.
주인공 용기가 폭 빠져있는 게임이 있는 덕분에 게임에 쏟아부을 문화상품권이 필요해서 발을 동동 구른다. 하나씩 생길 때마다 반가울 뿐 아니라, 얼마나 가지고 싶어하게 될까? 형이 헌혈해서 받은 문화상품권 이야기를 들었으니, 기준이는 헌혈이 문화상품권을 받는 길이라는 걸 알게 된 것 같다. 하지만 진짜 혈액원에서는 나이가 어린 아이들은 안된다고 거절했고, 그런 기준이에게 손을 내민 것이 바로 감정 헌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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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현혈이라니, 진짜 신기하다. 내가 가지고 있는 감정 중 싫은 것을 보내버리면 정말 행복할까? 문제는 완전히 없어지는 것은 아니고, 하루만 지나면 다시 돌아온다니까, 도리어 진짜 유용하다고 생각하게 될 것 같다. 용기가 제일 처음 헌혈한 감정은 바로 분노다.
문득 내가 가장 없애고 싶은 감정은 무얼까 생각하게 된다. 나는 외로움일 것 같다. 혼자 있다고 느끼는 것, 무서운 것들이 싫다. 용기는 앞으로 얼마나 더 감정을 헌혈하게 될까? 그리고 진짜 그 감정을 어디에 사용하게 되는 걸까? 게임 속에서 만난 Jun이 누구인지도 궁금했다.
기준이의 힘든 마음을 덜어주기 위해 용기는 기준이를 데리고 헌혈을 하러 간다. 기준이는 슬픔을 정말 헌혈하게 될까? 감정을 헌혈해서 잠깐 느끼지 못하면 정말 행복한 걸까? 기준이는 그 답을 알고 있다. 어쩌면 감정이 제자리에 그대로 있는 게 가장 행복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기준이의 어려운 문제를 보면서 저절로 감정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힘든 것, 어려운 것, 슬픈 것, 분노하는 것 등 정말 힘든 일이 생겼을 때 느끼는 감정이 때로는 싫고, 없었으면 생각하지만, 어쩌면 그 과정을 겪고, 한발자국 나아가야만 하는 건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기준이와 용기, 자홍이의 용기를 보면서 감정을 헌혈하는 것에서 한발자국 성장한 아이들의 모습과 마주한다. 어쩌면 아이들에게는 이런 용기가 더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진다. 책 속에서, 그런 감정들을 한 번 만나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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