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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리는 지구에 보내진 외계인이다. 외계인이 지구에 와서 살고 있다면 같은 모습일지가 가장 궁금하다. 외계인이라는 것이 밝혀지지 않는다는 것은 같은 모습을 가질 수 있는 것이 분명하지만 말이다.
예리에게 지구에 머물러야 하는 시간은 100일이었다. 학교에서 토론을 할 때, 예리는 외계인이 없다는 편을 들어야 하는데, 자기도 모르게 외계인들이 공격을 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해버린다. 예리는 ‘지구살이 10년형’을 받고 죗값을 치르고 있는 외계인 아뜨레토리모였다.
이런 예리에게 지구살이는 즐거운 것일까? 종종 궁금하다. 지구에 사는 외계인에게 지구는 어떤 곳일까? 우리가 지구가 아닌 다른 행성에 가면 과연 적응해서 살 수 있을까? 많이 쏟아지는 미래의 삶에 대한 영화나 책 같은 것을 보면서, 미래를 생각해본다. 내가 처음 태어났을 때와 너무나 달라진 현재의 대한민국만 생각해도 미래는 어떤 모습일지 짐작조차 할 수 없다.
이런 예리를 괴롭히는 여자친구들 지우와 현아, 그리고 예우와 강아지 때문에 연결되는 강호, 그리고 항상 이야기를 나누는 원래 별의 메신거 같은 리스토. 예리가 지구에 왜 벌을 받아서 오게 된 건지 예리는 기억을 하지 못한다.
자꾸 강아지와 연결되고, 강아지 짱구 때문에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 분명히 그것과 연결된 무언가 때문이 아닐까 짐작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날 강호가 짱구를 돌 볼 수 없는 상황이 생겼을 때, 예리에게 부탁하게 된다. 하지만 짱구를 데리고 산책을 하다가 대낮에 아빠와 딱 마주치게 된 것. 그렇게 되면서 예리는 자신이 왜 짱구와 관련이 있는지 알게 된다. 원래 외계인으로서의 예리는 가족이나, 함께 하는 이들이 없이, 자기 스스로 특별한 감정이 없이 지내는 존재였다. 하지만 짱구를 알게 되고, 보듬어주고 싶은 마음이 생기면서 틈을 통해 작은 짱구를 구했던 것이다.
그렇게 모든 과거를 알게 된 예리는 자기가 왜 짱구를 처음에 무서워했는지, 하지만 왜 다시 연결되었는지 알게 된다. 감정이 없다가 무언가에 감정을 가지게 된다면 어떤 느낌일까? 결국 예리는 지구에 남는 것을 선택하게 된다. 나라면 그냥 지구가 아닌 모든 것이 합리적인 원래의 별로 떠날 것 같다. 하지만 나를 사랑하고, 아껴주고, 함께해주는 누군가와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것인지 아이들에게는 정말 큰 선물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엄마 아빠 역시 신기하게도 예리와 같은 외계인이었다. 결국 두 사람 모두 예리와 함께 지구에서 지내게 된다. 사랑하는 누군가가 있고, 그 사랑이 나에게 정말 크고 소중하다는 것을 꺠달을 수 있는 것은 흔한 일은 아닌 것 같다. 가족간에도 마치 남처럼 지내는 일이 얼마나 많을까? 아이들에게 정말 사랑을 느끼는 가족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 어른들도 그렇고 말이다. 문득, 예리를 보면서 나도 가족같은 동물이 있으면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누군가에게 힘이 되는 그런 존재. 어쩌면 우리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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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