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억압의 동시성과 교차성에 주목하는 흑인 페미니즘의 현실분석은 소위 “더하기 모델”(additive model)의 한계를 지적하면서 정교화된다. 패트리샤 힐 콜린스(Collins)에 따르면,
"1980년대 이후 인종, 계급, 젠더연구는 이 세 결정항이 복잡하게 맞물리는 양상을 탐구하기 보다는 이 세 항을 그저 단순하게 합쳐 놓고서 억압을 설명하는 더하기 모델을 거부하면서 상당한 이론적 진척을 이루었다. . . . 교차성은 서로 맞물리는 억압의 특정 형태, 예컨대 인종과 젠더의 교차, 혹은 섹슈얼리티와 민족의 교차와 같은 특정 형태를 지칭한다. 교차성 패러다임은 억압이 하나의 근본적 유형으로 환원될 수 없는 것임을 강조하며 여러 억압이 사회적 부정의를 생산하는데 서로 함께 작동한다는 점에 주목한다."(49-50)
더하기 모델은 현대 여성주의 이론이 여성들 사이의 차이를 의제로 사유하면서 제시되었다. 더하기 모델은 예컨대 중산층 백인여성은 성차별을 경험하고 중산층 흑인여성은 성차별과 인종차별의 이중적 억압을 경험하며 노동계급 유색여성은 계급/인종/성차별의 삼중화된 억압을 겪는다는 식으로 설명한다. 더하기 모델의 이론적 문제는 백인여성과 흑인/유색여성이 경험하는 젠더억압을 근본적으로 동질적인 것으로 가정한다는 점이다. 이렇게 가정하면 젠더/인종/계급 억압이 서로에게 영향을 끼치며 서로를 강화하며 작동한다는 점을 보지 못하게 된다. 더하기 모델에서 보면 예컨대 하층계급 미혼 레즈비언 이주민이 경험하는 억압은 계급, 젠더억압에 이성애중심주의와 시민권을 통해 작동하는 두 개의 억압이 추가될 뿐이다. 더하기 모델에서 계급, 인종, 젠더, 섹슈얼리티는 네 개의 독립적인 억압구조를 형성하며 각 억압구조는 정량화되어 합산될 수 있는 것으로 가정된다.
교차성에 주목하는 시각은 젠더의 의미가 인종/종족에 따라 상이할 수 있으며 인종의 의미 역시 남녀에 따라 다를 수 있음을 강조한다. 즉 젠더가 모든 여성에게 동일한 방식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가정은 근본적으로 오류이다. 교차성 이론은 성/인종/계급/섹슈얼리티 억압이 서로 맞물려 작동하는 방식에 주목하며 또한 상이한 집단에게 질적으로 다르게 경험되는 지점에 주목한다. 교차성 이론은 차별과 지배의 다층적 형식들의 복잡한 역동적 관계를 초점으로 (흑인여성이 경험한) 현실을 분석하고 상황에 따라 가장 결정적 변수가 다를 수 있다는 인터랙티브 모델에 기반한다.
흑인여성의 섹슈얼리티를 구성하고 규율하는 방식을 보면 여러 억압구조의 관계를 이해할 수 있다. 흑인여성의 섹슈얼리티는 여러 억압구조인 계급, 이성애중심주의, 인종, 민족, 젠더가 서로 합류하는 중요한 지점이 된다. 흑인여성의 섹슈얼리티는 “여러 억압체계를 묶는 사회적 장소”이자 “서로 맞물려 작동하는 억압을 한데 묶어주는 개념적 아교”이다(콜린스238). 여성의 몸은 자본주의적 계급관계에서 대상화되고 상품화된다. “온갖 종류의 상품화된 몸은 계급위계상의 지위를 표식하는 기호가 되는데, 역사적으로 미국에서 계급위계는 인종과 젠더에 의해 좌우되었다”(콜린스 234). 콜린스에 따르면, “흑인여성의 섹슈얼리티가 구성되는 방식은 1)이성애를 중심으로 정상적 섹슈얼리티와 문제적인 것을 구분하는 경계를 유지하는 데 중요하며, 2)흑인여성의 몸을 시장에서 판매하는 자본주의적 상품관계로 구성하고, 3)생물학적 인종차별주의에 핵심적인 인종적 순수성이라는 통념을 재생산하며, 4)좋은 여자와 나쁜 여자를 인종관념과 연결하여 구분하는 인종화된 젠더위계를 만들어내고, 5)이런 구조를 정당화하는 미국의 국가정책을 이해하는데 중요하다”(3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