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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ayforyou-jh님의 서재
  • 나는 나쁜 딸입니다
  • 파스칼린 놀로
  • 9,900원 (10%550)
  • 2024-05-17
  • : 328
가정 폭력의 실상을 자세하게 담아낸 청소년 소설 <나는 나쁜딸입니다>를 읽었습니다. 첫 장면은 딸과 엄마가 병원의 한 의자에 앉아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간간이 오는 할머니의 불평섞인 문자를 보며 이 둘은 작지만 위로가 되는 한 마디 한 마디를 나눕니다. 지금 이 상황이 무슨상황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이 둘의 대화와 딸의 회상으로 알 수 있는 것은 이 둘은 폭력적인 아빠와 함께 생활했다는 것입니다. 용감한 시민상을 받을 정도로 밖에서는 성실한 아빠였기 때문에 딸은 아빠의 실체를 폭로할 생각마저 하지 못합니다. 암묵적으로 엄마가 다쳐도 119에 신고하지 못하고, 학교에서 선생님이 걱정스럽게 이야기를 유도해도 쉽사리 이야기를 꺼내지 못합니다. 그녀가 입을 여는 것은 엄마를 더 곤란하게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유일하게 이야기를 꺼냈었던 외할머니에게도 도움을 받지 못하자 그녀는 더더욱 도와달라고 할 용기마저 사라져버렸습니다. 이 딸의 기억 속에 폭력의 장면은 매우 자세하고 그만큼 충격적입니다. 마치 매뉴얼처럼 아빠의 광기가 시작되면 어디에 숨어야 하고, 어떻게 동생을 챙겨야 하는지 알고 있지만 정작 다른 사람들은 이 사실을 전혀 모르는 것 같습니다. 집 안에서 들리는 싸움 소리는 기껏해야 이웃에게는 소음일 뿐입니다. 그녀는 자꾸 자신을 끌어당기는 기억 속의 엄마와 폭력의 잔해들 속에서 점점 사회와 격리되어 가고 있었습니다. 그녀의 말처럼 정작 정신적 치료가 필요한 것은 아빠인데 왜 자신이 치료를 받아야 하는지 웃기다는 말처럼 집안의 한 사람 때문에 나머지 4명의 가족들은 극도의 공포 속에서 살아갑니다. 이 이야기는 마지막에 반전이 있습니다. 마지막 챕터를 읽는 순간 오소소 소름이 돋으면서 연이어 나오는 ‘나가는 말’에 이어지는 현실적으로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센터와 번호가 나오는데 이 모든일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는 점에 또 소름이 돋습니다. 오히려 청소년이 읽기에 너무 어둡지 않을까 하는 생각 이면에, 누군가라도 이런 비슷한 일을 겪고 있다면 이 책을 읽고 용기를 내도록, 혹은 방관자로 있지 않도록 행동하게 만들 책인 것 같아 추천합니다.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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