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맞춤법에 조금이라도 신경을 쓰고 살고 있는 사람이라면
평소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맞춤법을 잘 모르고 글을 쓰는지 알고 있을 겁니다.
심지어 글을 쓰는 저조차 종종 헷갈리는 표현을 찾아 고쳐 쓰고,
틀렸다는 사실도 모른 채 글을 적고 있습니다.
알쏭달송한 우리말 해방 사전을 읽게 되면서
잘못 알고 있었던 맞춤법과 표준어를 정비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좋았습니다.
또 우리말의 소중함에 대해 한번 더 느끼게 됐습니다.
가장 도움이 됐던 책의 내용은
비슷하지만 뜻이 다른 표현들에 관한 설명이었습니다.
심난하다/심란하다
마음이 심난하여(X) / 심란하여(ㅇ) 일이 손에 안 잡힌다.
라는 대목에서
심난하다(甚難하다) : 매우 어렵다
심란하다(心亂하다) : 마음이 어수선하다
위처럼 헷갈리지만 분명히 뜻이 다른 표현들이 많았고,
바득차다/가득하다 같은 일상적인 용언들도 다시 배우게 됐습니다.
바구니에 과일이 가득찼다(X) / 가득했다 (ㅇ)
가득하다 : 분량이나 수효 따위가 어떤 범위나 한도에 꽉 찬 상태에 있다,
빈 데가 없을 만큼 사람이나 물건 따위가 많다,
냄새나 및 따위가 공간에 널리 퍼져 있다.
차다 : 일정한 공간에 사람, 사물, 냄새 따위가 더 들어갈 수 없이 가득하게 되다,
감정이나 기운 따위가 가득하게 되다,
어떤 높이나 한도에 이르는 상태가 되다,
정한 수량, 나이, 기간 따위가 다 되다,
이지러진 데가 없이 달이 아주 온전하게 되다.
같이 분명히 다른 용언인데도 불구하고
저는 아직까지 [과일이 가득찼다] 라고 적고 있었음을 깨닫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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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는 '이쁘다'는 표준어로 쓰지 못했고,
'예쁘다'만 표준어로 사용했지만 사람들이 '이쁘다'로 사용했기 때문에
'이쁘다'도 국립국어원에 표준어로 등재되게 됐습니다.
표준어는 시대에 따라 변하고 그 흐름은 조금씩 바뀌겠지만
모든 걸 입맛대로 바꿀 수 있다면 그건 우리가 서로 약속한 언어가 아닌 게 됩니다.
우리나라 글자를 배우려는 사람들에게도 불편함을 줄 것입니다.
우리말을 지키는 방법은 바로 우리가 관심을 가지고 사용하는 것입니다.
우리말은 미래에 잘 건네야 할 과거와의 약속이고,
우리의 삶의 바탕이 되는 소중한 자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