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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페코님의 서재
  • 달의 상자 1
  • 김달
  • 12,600원 (10%700)
  • 2017-08-25
  • : 411

김달 작가님의 그림과 이야기를 좋아한다.

<달이 속삭이는 이야기> 때부터 귀엽고 호감이 가는 그림체 속에 담긴

알 듯 모를 듯 모호하고 신비로운 이야기가 마음을 끈다.

 

이번 <달의 상자>는 전보다 더욱 과감해진 인상이었다.

사실 <달이 속삭이는 이야기>를 읽을 때는

한 번에 와닿지 않는 부분들이 있어서 몇 번이고 다시 읽기도 했다.

 

이번 <달의 상자> 역시 그런 면이 없진 않지만

<달이 속삭이는 이야기>에 비해 비교적 선명해진 느낌이다.

선명해진 만큼 보다 에로틱하고, 보다 잔인해지기도 했다.

 

김달 작가의 작품을 읽을 때마다

'이런 이야기를 대체 어디에서 끄집어내는 걸까?

어쩌면 우리가 볼 수 없는 달의 뒷편에서 전해지는 얘기는 아닐까?'

이런 허황된 상상마저 든다.

상상력이란 참 대단하다. 그런 상상력을 그림으로 구현해 

다른 이들까지 끌어들이는 작가도 대단하다.

 

이번 1권 중에 마음에 드는 몇 장면.

 

"말을 타고 달릴 줄 아는 건 만주인 여자에게도 중요한 자질이죠.

걱정하지 않아도 공주는 완벽한 신붓감이에요."

[2화 공주_21p]

 

공주의 미묘한 표정이 포인트.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하는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이런 디테일함이 좋다.

 

"언어는 아주 중요한 거예요. 트리어 씨를 '며늘아기'라고 부른다면

난 분명히 당신을 '아랫사람' 취급하게 되겠죠."

[7화 시어머니를 사랑하는 며느리_101p]

 

판타지에나 존재할 법한 시어머니이지만

작가의 이상을 살짝 엿본 듯한 기분이 든 장면이엇다 .

 

"역시 인간은 구려요. 나무늘보가 최고입니다."

[9화 용의 불면증_130p]

 

인간에 대한 회의감이 물씬 묻어나지만

가장 귀여운 장면 중 하나. (나무늘보는 최고지, 암)

 

"비극은 말이지... 남의 일일 때 즐거운 법이야...."

[11화 연서_163p]

 

 아, 잔인하다. 그러나 이것이 현실.

김달스러운 장면이란 생각이.

 

"그 질문만은... 그 질문만은 대답할 수 없어요."

[13화 누르 자한_189p]

 

누구도 타인을 완벽하게 이해하긴 어렵지 않을까.

 

 "좀더 아이를 먹으면 전혀 안 무서워지겠지요?"

"앗. 그건 아님. 난 300년 살았지만 아직도 무서운걸."

"정말요?"

[14화 요리사_215p]

 

"저 꼴로 남은 인생을 살아가려면 무지 힘들 거야.

음. 그래도 꾸역꾸역 살아가겠지."

[18화 마법사의 질병_269p]

 

꾸역꾸역 살아남으라고 말하는 듯.

 

"다들 그렇게 열심히 살고 있다."

[18화 마법사의 질병_270p]

 

다들 그렇게 열심히 살고 있으니까.

 

신비로운 이야기 모음집 2권을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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