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잘 마시는 편은 아닌데
가끔씩 집에서 한잔하고 싶어질 때가 있다.
술을 잘 모르니 주종은 언제나 맥주.
홀로 꼴꼴꼴 따라 마시거나 푸슉 캔을 따서 마실 때의
그 후련함, 상쾌함이란!
그래도 가끔은 새로운 술을 마셔보고 싶을 때가 있다.
한번은 와인을 사서 오렌지, 사과, 포도 등을 넣고
상그리아를 만든 적이 있었는데
만들기도 엄청 간단하고 맛도 좋아서 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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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술 땡기는 날>의 저자는 정말로 술을 좋아하는 듯하다.
술 전문가는 아니지만 일반인치고는 정말 다양한 혼술 제조법을 알고 있다.
전문적인 얘기가 아니라서 오히려 나 같은 술 알못은 더 편안하게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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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시사철 어울리는 술을 마시는 게 제일 인상적이었다.
그래, 모든 음식이 그러하듯 계절감을 음미하는 건 중요한 요소다.
술을 마실 때의 즐거움이 잘 표현되어 있어서 읽는 내내 흐뭇했다.
누구나 자신이 좋아하는 걸 다른 이에게 전달할 때면
자연스럽게 흥겨움이 솟아나기 마련인데, 그 흥겨움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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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보면서 특히 마셔보고 싶었던 건
파나슈(맥주에 레모네이드 섞은 것), 녹차와리(소주+녹차),
럼코크(럼+콜라), 하이볼(위스키+탄산수+레몬)이었다. (많다.. ^^;)
주로 여름에 마시기 좋은 술들이라, 얼른 여름이 왔으면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ㅎㅎ
소개된 술 대부분이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것들이라
시도하기 어렵지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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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곧 봄인데, 봄에 어울리는 술로는 로제와인과 아마자케가 소개된다.
로제와인은 마트에서 쉽게 구할 수 있을 듯한데,
다만 아마자케는 일본에 가야 구할 수 있을 것 같다.
캔을 따서 중탕해 먹는 게 신기해 보이는데 일본 여행 가면 꼭 사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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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뿐만 아니라 곁들이면 좋을 안주도 함께 소개하고 있는데,
그중에서 펜로 전골을 한번 만들어 먹어보고 싶다.
중국식 전골이라는데 여럿 모였을 때 만들면 분위기 살리기에도 딱일 듯.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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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오늘은 치킨 주문 ㅋㅋㅋ
사실 럼코크에 도전해보고 싶었는데 럼주 사다두는 걸 깜박해서,
호기심이 동해 맥주랑 콜라를 섞어 보았다.
근데, 오? 생각보다 맛있다.
맥주의 쓴맛이 달달해져서 더 마시기 쉽다.
앞으로도 맥주 마신 뒤 조금 남으면 섞어 마셔봐야겠다.
혼술이 땡기는 날마다 이렇게 조금씩
자신에게 잘 맞는 술을 찾아보는 것도 술을 즐기는 방법 중 하나 아닐까.
(이러다 나도 혼술 책 내는 건 아닌지. 껄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