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순간 나는 ‘탐험쓰기‘, 그러니까 다른 누군가가 아니라 나자신을 위한 글쓰기의 힘을 발견했다. 무엇을 쓰고 싶은지도 모르는 채 글을 써나가는 경험. 모든 것은 단순히 내 생각을 종이 위에옮겨놓는 데서 시작되었지만, 그 과정에서 마음속 어딘가에 숨어있던 아이디어와 지혜가 쏟아져 나왔다. 덕분에 혼란스럽던 머릿속이 정리되고 상황에 대처할 방안을 떠올릴 수 있었다.
그 뒤로 몇 주 동안, 불확실한 상황이 펼쳐지거나 불안할 때 또는 문제에 대한 답이 보이지 않을 때마다 앉아서 글을 써보았다. 효과는 확실했다. 실험은 매번 성공적이었다. 마치 <해리포터> 시리즈에 나오는 ‘필요의 방‘을 찾은 것 같은 기분이었다. 절체절명의순간에 간절히 바라는 물건으로 가득 차는 마법의 방,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 존재조차 모르는 방 말이다.- P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