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꼼쥐님의 서재

이맘때의 등산로는 여뀌와 달개비의 세상입니다. 다른 풀과 나뭇잎이 시들시들  말라가는 시기에 여뀌와 달개비는 내 세상입네, 존재감을 드러냅니다. 그들 무리 속에 키가 껑충한 미국자리공과 돼지감자도 이따금 한 자리를 차지한 듯 보이지만 여뀌와 달개비의 푸른 생명력에 묻혀 잔뜩 움츠러든 모습입니다. 가을을 노래하는 귀뚜라미 소리가 고즈넉한 숲의 고요를 깨우고 여뀌와 달개비에 맺힌 새벽 이슬이 등산객의 바짓가랑이를 적십니다. 추석 명절이 가까워지면서 가을 느낌이 한층 깊어지는 요즘입니다.


활동하기에 더없이 좋은 계절이 찾아왔건만 우리나라의 정치 상황을 생각하면 마음은 한없이 무겁기만 합니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30% 초반대를 보이고 이것이 바닥이라는 징후도 전혀 보이지 않고 있으니 말입니다. 그런 까닭인지 오는 18일에 대통령의 기자간담회를 갖겠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18일을 기점으로 대통령의 지지율이 바닥을 찍고 반등에 성공할까요? 나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합니다. 지지율은 계속해서 하락할 것이라고 봅니다. 근본적으로 대통령의 자세나 여론을 대하는 태도가 변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대통령은 며칠 전 자신의 sns에 올린 글에서 '개혁의 가장 큰 걸림돌은 개혁의 이름으로 개혁을 방해하는 것'이라고 썼습니다. 말하자면 자신의 뜻에 반하여 바른말을 하는 사람은 개혁을 방해하는 세력이 되는 것입니다. 이른바 윤석열이 자신의 뜻에 반하는 사람들을 일컬어 '반국가 세력'이라고 칭했던 것과 무엇이 달라졌을까요. 자신의 뜻에 반하는 사람들을 향해 '개혁을 방해하는 세력'이라고 하면 민주 대통령이고 '반국가 세력'이라고 하면 반민주 대통령일까요?


전에도 밝힌 바 있지만 나는 성인 된 이후 꾸준히 민주당을 지지해 왔던 사람입니다. 그랬던 내가 민주당 출신의 대통령과 압도적인 차이의 여대야소 정국에서 대통령과 민주당 당대표의 뻘짓에 대해 비판적인 글을 쓰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 5년의 임기 내내 '명비어천가'만 읊을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취임 후 2년도 되지 않은 임기 초반에 이런 일이 벌어지리라고는 정말...


사람은 대체로 자신의 마음속에 억울함이 있으면 그 억울함을 풀기 위해 외부의 적을 세우게 마련입니다. 하나의 억울함이 있으면 한 사람의 적을, 두 개의 억울함이 있으면 두 사람의 적을, 세 개의 억울함이 있으면 세 사람의 적을... 이렇게 자신이 품은 억울함의 개수에 비례하여 외부의 적도 끝없이 늘려가게 마련이지요. 대통령이 지금 그런 것 같습니다. 한 사람이 나서서 직언을 하면 그 사람의 말에 대해 억울함을 품는 것은 물론 그 즉시 그를 적으로 돌려버립니다. 그리고 속으로는 '나는 잘하고 있는데 왜 저렇게 말할까? 나는 억울하다.'라고 앙심을 품는 것입니다. 이런 자세로는 국정 지지율을 끌어올릴 방법이 없습니다. 민주당의 당대표라는 자도 대통령과 뜻을 같이 하여 감찰을 하겠다는 둥 공천을 주지 않겠다는 둥 지지자들을 하나둘 적으로 돌리는 데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참으로 가관이 아닐 수 없습니다. 대통령의 지지율이 반등하기 위해서는 외부의 비판에 대해 자신을 되돌아보고 자신이 개선할 점을 살피는 전향적인 자세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지금의 대통령과 그 권력에 기생하는 여권의 정치인들은 그렇게 할 의지가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니 지지율은 계속해서 하락할 수밖에...


낮에는 제법 올랐던 기온이 빠르게 떨어지고 있습니다. 대통령의 지지율처럼 말입니다. 일교차가 어찌나 심한지 주변에는 감기 환자가 급격히 늘었습니다. 일상에서 우리도 자신의 내부에 억울함을 품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결국 손해를 보는 쪽은 자신이기 때문입니다. 내부에 품은 억울함이 누군가로 향한 증오가 되고, 그것이 분출되면 결국 분란만 일으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니까 말입니다. 누군가가 자신에게 비판의 말이나 직언을 할라치면 자신의 행동을 살피고 개선점을 찾는 성숙한 사람이 되었으면 합니다. 그것이 정신건강에도 도움이 될 듯합니다.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