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조금 나아진 감이 있습니다만 요 며칠 대기 중 미세먼지의 농도가 어찌나 심하던지 밖에 나가는 일이 무척이나 힘들었습니다. 이처럼 스스로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일과 맞닥뜨렸을 때 우리는 대개 무기력하고 답답함을 느끼게 마련입니다. 그런 시간이 오래 지속되다 보면 육체적으로 오던 무력감이 정신적인 우울이나 걷잡을 수 없는 분노로 번지게 됩니다. 며칠 동안의 길지 않은 시간도 이럴진대 개인의 인생에서 기나긴 좌절이나 실패를 맛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정신적 질환을 겪지 않을 수 없을 듯합니다. 아무리 의지가 강하고 훈련이 잘된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말입니다.
말이 나왔으니 말이지만 내가 블로그를 처음 시작하였을 때 진심으로 바라던 게 있었습니다. 나의 글을 읽는 사람이 그닥 많지 않다고 할지라도(최악의 경우 단 한 명이 존재한다고 할지라도) 나의 글을 읽는 누군가가 자신의 가슴에 쌓였던 슬픔을 조금쯤 털어내고 한결 가벼운 마음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습니다. 인간의 영혼에는 기본적으로 기쁨보다는 슬픔의 비율이 높기 때문입니다. 이를테면 나는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는 글을 쓰고 싶었던 것입니다. 글을 잘 쓰고 못 쓰고를 떠나서 말입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깨닫게 된 것은 내가 블로그에 글을 씀으로 해서 누군가를 위로하기보다는 나에게 더 큰 위로가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글쓰기의 효능은 본디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몇 가지 나름 결심하였던 게 있었습니다. 내 블로그를 절대 상업적인 용도로 사용하지 않겠다는 것과 내 능력에서 벗어날 정도의 과한 이웃을 맺지 않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지금도 나는 나와 이웃을 맺었던 분이 한동안 나의 블로그를 방문하지도, 나의 글을 읽지도 않는 듯 보이면 이웃을 취소하곤 합니다. 이웃 한 분이 취소됨으로써 나에게 이웃을 신청하였던 다른 분(말하자면 이웃 대기자)을 새로운 이웃으로 받아들이곤 합니다. 물론 친구처럼 지내는 인터넷 서점의 개인 블로그는 그렇지 않고, 소위 sns라고 불리는 포털 사이트의 블로그를 그렇게 유지한다는 뜻입니다. 가급적이면 나는 이웃 블로거의 글을 빼놓지 않고 읽어보려 애쓰고 있고, 그들이 현재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충분한 시간을 들여 알아보고자 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동시대를 살아가는 한 명의 구성원으로서 내가 해야 할 최소한의 의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새해가 되면 늘 그렇지만 하루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르겠습니다. 해야 할 일도 많고, 만나야 할 사람도 많다 보니 주말 휴일이 아니면 이렇게 컴퓨터 앞에 앉아 나를 되돌아볼 잠시의 짬을 내기도 힘듭니다. 가끔씩이라도 나의 글을 읽거나 나의 블로그에 입장하여 잠시 머무르는 분이라면 이 기회를 빌려 그들 모두에게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고 싶습니다. 마음이 울적할 때는 아주 가끔씩 하늘을 보는 것처럼 나의 블로그를 되돌아볼 필요도 있는 게 아닌가 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