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7
미리내
  • 느릿느릿 복작복작
  • 라정진
  • 12,600원 (10%700)
  • 2021-01-30
  • : 174

제목처럼 느린 시골마을 풍경과 그 안에서 복닥거리는 대가족의 이야기가 매력적인 책이다. 한적한 시골 마을의 일상을 소재로 하고 있지만 그 안에 담긴 메시지는 고요한 연못에 퍼지는 파문처럼 우리의 마음속에 멎지 않는 울림을 선사한다.

바쁜 일상을 하루하루 견뎌내고 있을 즈음 이 책을 만났다. 빨리빨리의 흐름 속에서 대량생산 되는 물건이 아니라 품을 들여 만들어내는 물건의 소중함과 오래됨이 곧 낡은 것이 아닌 앞선 시간을 살다간 사람들의 흔적임을 배웠다. 배경이 포르투갈의 알비토라는, 장소의 특수성을 생각하면 누군가의 특별한 일상이라고 생각할 순 있지만 그 안에 담긴 건 느린 걸 사랑하고 타인과의 인연을 아끼는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사람과 사람의 거리가 점점 멀어지는 사회에서 지금 가장 필요한 건 누군가와 이어지려는 노력이 아닐까. 상황이 상황인 만큼 당장 물리적 거리를 좁힐 수 없어도 정서적 거리라도 줄이려는 시도가 더 절실하게 느껴진다.


렇게 개인으로서 힘을 빼고 사는 것도 좋지만 한편으로는 개인이 파편화되지 않게 지켜 주는 버팀목도 중요하다. 알비토에서는 이 버팀목이 아주 단순하고 소박하다. 모두가 함께 둘러앉을 수 있는 식탁, 있는 그대로 자연과 호흡하며 나누는 먹거리와 와인, 이 모든 것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사랑스러운 가족과 친구, 이웃들, 별로 서두를 필요 없이 재촉하지 않고, 흐르는 대로 매 순간을 즐길 수 있는 넉넉한 생활. 그리고 이런 모든 것들이 차분히 쌓여 가는 오래된 집.- P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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