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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가 세상에 맞설 때
  • 황종권
  • 15,300원 (10%850)
  • 2025-03-24
  • : 1,760
개나리꽃이 피기 시작할 때면
가슴이 몽글몽글해지며 봄을 기대하다가도,
마음 한 켠이 불편해진다.

제주 4.3, 5.18 민주화운동, 세월호. 모두 봄이었기 때문이다.
직접 겪은 일이 아니라 해도 간접적으로 경험한 우리의 상처는 쉬이 가라앉지 않고 매년 봄이 올 때마다 떠오른다. 그럼에도 우리는 기억하고 또 기억해야 한다.

"우리의 시는 시대가 위독할 때마다 가장 먼저 일어나 가장 먼저 사람을 지켰다. 이 책은 세상의 모든 폭력과 고통에 항거했던 사람의 이야기이며, 시로서 맞설 수밖에 없었던 사람의 숭고한 정신을 담았다." (p.6)

책 안에 담긴 시들이 무겁게 다가온다.
피맺힌 절규이자, 정당한 저항이며, 시대의 아픔이고, 진실의 언어이자, 용기와 자유의 의지였으며, 시대의 나침반 역할을 했고, 고통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을 주던, 어둠이자 빛이었기 때문이다.

시를 두 번씩 읽었다.
한 번 읽고나서 황종권 시인의 글을 읽고 다시 한 번 시를 읽었다. 시인의 언어를 온몸으로 이해하고 싶은 마음에.

그리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았다.
그들처럼 "세상에 맞서 싸울 용기"가 내게도 있는지를.
감히 쉽게 대답할 수가 없었다.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기 때문에. 하지만 그 용기들이 세상에 반드시 필요하다는 걸 안다.

우리는 언제나 '인간답게 살아갈 권리'를 지키기 위해 싸우고 있다. 과거에도 지금도 여전히. 시인의 목소리에 계속 귀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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