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전부터 흥미가 있었다. 무슨 이유로 책이 잘 팔린 걸까. 제목과 목차를 보아하니 내가 읽을 책은 아니라 생각했다. 그러나 궁금했고 읽어본 결과 내 예상이 맞았다.
이 책은 혼자 있는 걸 무서워하는 사람이나 혼자 있을 때 어째야할지 모르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혼자서 잘 지내고 있다면 이 책은 필요 없다. 거기다 혼자 지내라고 하니 뭔가 특이할 것 같지만 읽어보면 흔한 자기계발서와 다를 바가 없다. 혼자 힘을 길러라, 일기를 써라, 내면을 들여다봐라, 책을 읽어라 특히 고전을 읽어라, 자기를 믿어라, 익숙한 것과 단절해라... 어디선가 한 번은 들은 얘기들이다.
이 책은 어떤 새로움도 없다.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이야기와 다들 한 번씩 들어봤거나 책에서 본 조언이 섞여있을 뿐이다.
생각할만한 부분은 있다.
만일 연애가 좋은 것이라고 배우지 않았다면 남녀가 연애 감정 없이 결혼한다고 해도 별로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연애에 대한 빛나는 이미지가 연애에 대한 동경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청춘에 대한 동경도 어떤 이미지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 147
먼저 선은 죽음을 끝이라고 인식하지 않는다. 선의 세계에서는 죽음을 두려워하거나 피하지 않으면서 '어차피 죽을 인생, 마음대로 살자'며 삶을 내팽개치지도 않는다. 선에서 죽음은 언제 어느 때 일어나도 괜찮은, 삶의 연장선상에 존재하는 것이다. 선의 깊이는 삶과 죽음을 함께 인식하는 것에서 생겨난다. - 170~171
위에서 말했다시피 혼자 있으면 뭔가 큰일날 것처럼 아는 사람들, 혼자서는 뭘해야할지 모르는 사람들이 읽으면 아마 도움이 될 거다. 그렇다해도 지금까지의 자기계발서와 크게 다른 내용은 아니다. 그저 '혼자'라는 걸 강조했을 뿐이다. 하지만 자기계발서를 읽어보면 거기 나온 것들은 대부분 혼자해야 한다. 그러니 별 다를바 없다고 할 수 있겠지.
책은 그렇게 나쁘지 않을 것이다. 독자를 잘못 만났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