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은 악인가

• 정의의 시대
• 이우
• 2022-10-21

이우 작가의 신작 <정의의 시대>는 분노를 삼키기 위해 독립운동가가 으레 함께 품어야 했던‘정의’에 의문을 가진 정의태가 있다. 정의태는 본인이 '전쟁 포로'임을 계속 주장한다. 그의 전쟁에서 공격 대상은 생명이 아니라 국가가 되고, 그의 살인은 인류애에, 가족애에, 신앙에, 동료 심지어 본인에게 부정당한다. 하지만 그의 인식 속에서 의병 활동은 본질적으로 살인이다. 그가 정의에 제기한 의문은 자기 확신의 문제로 나아간다. 일본 정부가 정의태의 행동을 정신 이상자의 테러로 몰아가려고 했던 것처럼 개인의 철학은 정치에 매도된다. 정의의 이름으로 자신을 변호한 정의태는 상대를 적으로 규정하는 정치가 가져올 몰인간성에 대해 경고한다. MBTI, 사는 곳과 상하관계, 명함에 적힌 이름까지… 소속감으로 본인을 정의하려는 현대인에게 정의태는 어떠한 경각심을 주는가. 정치와 사회를 구성하는 사람에 중요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또한 최지현 문화 평론가님의 평론도 수록되어 있어 더 깊이있게 생각할 수 있어 좋은 구성의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