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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님의 서재
일주일
낮에뜬별  2024/07/14 17:11
  • 일주일
  • 최진영
  • 12,600원 (10%700)
  • 2021-09-01
  • : 1,825

도우와 민주가 부모님과 여름휴가를 떠나느라 성당에 나오지 않은 일요일이 있었다. 그때 나는 우리의 노력이나 바람과는 상관없이 우리가 서로 다른 일요일을 보낼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러므로 그날 내가 느낀 감정은 배신감이 아닌지도 모른다. (49쪽)

다들 지나온 시간이기에,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기는 얼마나 쉬운가. 그리하여 다시 내가 지나온 시간이 어떤 시간인지를 잊기는 얼마나 또 쉬운가. 그리고 내가 거쳐온 시간만이 그 시절을 거쳐야하는 방식의 전부가 아님을 잊기는 또한 얼마나 편한가. 무겁기만한 시절은 아닐 테지만, 나는 청소년기를 다루는 영화나 소설을 읽는 것이 매우 두렵다. 읽는 순간에도 곳곳에서 진행되는 현실이란 걸 알고 있으니까. 최진영 작가의 서늘한 문장이 과도하게 무겁지는 않지만, 어디서 벌어졌더라도 이상하지 않을 너무나도 평범한(!) 설정이기에 읽는 내내 답답함을 지우기 어렵다. 그럼에도 마지막 이야기는 그나마 '선택'이 있는듯하여 숨을 좀 돌린다.

작가의 말을 보건데, 얼마나 고민이 많았고 조심스러웠는지 짐작할 수 있다. 마지막에 고이 모신 청소년 당사자의 에세이까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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