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에겐 미안하지만, 그간 읽은 미니멀리스트 책 중에 꽤 불편했던 책. 미니멀리스트를 시작하려는 사람보다는 이미 미니멀리스트를 지속중인 사람들에게 추천하겠음. '아, 우리 잘 하고 있구나. 괜찮네.' 이런 정도로. 어떻게 시작한다는 내용에 공감보다는 '하고 나니 진짜 좋다, 나는 타고난 미니멀리스트다-' 라는 의견에 가깝다는 감상을 받음.
무엇보다 약에 관한 부정적인 의견에서는 냉정하게 말해서 어처구니가 없었음.
그래, 그게 가벼운 감기라거나 하는 정도면 그냥 끄덕거리며 넘어갔을지 모르겠다.
제일 황당한 건 여성의 생리 때 그냥 어쩔 수 없으니 아프면 된다...라니...
저자는 주변에 생리통이 심한 사람을 별로 못 본 것 같다. 내 주변 지인들은 기절을 한 사람도 몇 있고, 생리 때만 되면 링겔을 꼭 맞아야 할 정도로 고통스러워 하는 사람이 많다. 나도 생리 때 약이 없으면 세 시간을 못 견뎌 무의식중에 고통에 벽을 긁기도 했고. 약에 내성이 없다고, 아프기 전에 아예 꼬박 먹어주는 게 실제로 몸이 익숙해지면서 생리통이 줄어들기도 한다고 밝혀진 와중에 이런 글은 위험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러잖아도 이런 쪽으로 무지한 사람들이 많은데 이 부분을 읽은 몇몇들에게 생리통(개개인마다 무척 다른 정도의 고통인데)에 대해 엄살이라거나 '약 안 먹어도 괜찮다던데?'라는 오해를 불러올 것 같기도 했다. (실제로 아직도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정말 많으니까. 남자는 몰라서, 여자는 자기는 덜 아파서라거나.)
그리고 자기애가 대부분의 정신질환을 이겨낸다거나...하는 부분도 위험하다.
실제로 정신질환을 앓는 환자들 중 자기애가 문제가 아닌 환자도 많다. 마치 모든 정신질환의 원인이 자기애의 부재인 것 처럼... 실제로 정신질환은 후천적인 영향보다는 타고난 성향이 더 많다. 여기서 언급한 불안장애, 강박증 등등... 여유 없는 마음... 이미 일반적인 사람들보다 여유 없는 마음을 갖고 태어난 경우가 많은 거다.
참 위험한 문단이라 생각했다. 그냥 주워들은 몇 마디를 첨부한 느낌...냉정하게 말해서 정신질환이면 우선 병원이 최고다. 그래야 약도 최대한 덜 먹고 빨리 낫는다. (저자도 불안장애와 공황장애를 겪었다고 하지만, 본문엔 6개월의 심리상담 후 좋아졌다고 적혀있다.)
자기애의 고양은 정신질환을 이겨내는 과정 중 하나이지 전부가 결코 아니다.
저자는 미니멀리스트로 진정한 삶의 행복을 찾은 것보다는 자신이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행복을 느꼈고 그 중의 관심 분야가 미니멀리스트여서 그 주제로 책을 냈다는 생각이 들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