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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주님의 서재
  • 고도를 기다리며
  • 사무엘 베케트
  • 8,100원 (10%450)
  • 2000-11-20
  • : 27,409
두 인물 모두 기다리는게 끔찍하다고 이야기 했지만, 긴 세월동안 누구도 포기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내가 느낀 고도의 정체는 기다림이었다. 소설 속에서 두 사람의 옛 시절도 블라디미르 혼자 겨우 기억하고 있다. 긴긴 세월 속에서 그들에게 유일하게 빛바래지 않은 것은 고도를 기다리기로 한 약속 뿐이다.

소년을 통해 고도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걸 전해 들었는데도 왜 미련을 버리지 못할까.

꼭 그들에게 세상과 남은 유일한 끈은 고도와의 약속뿐이어서 그런 것 같아 읽는 내내 서글펐다. 마치 이미 죽은 사람이 망령이 되어 떠나지 못하고 있는 그런 인상을 많이 받았다.

소설의 끝에서 블라디미르는 내일도 고도가 오지 않는다면 차라리 목을 매 죽어버리겠다고 한다. 하지만 그 말을 뱉는 자신도, 소설을 읽는 독자도 그냥 하는 말이라는 걸 안다.

두 사람은 마치 유령처럼 버드나무 아래를 멤돌며 오지도 않을 사람을 기다리고.. 또 기다리고....

고도는 희망일까 족쇄일까. 어쩌면 소설 초반부에서 그들이 헐값에 팔아치웠다는 권리는 고도를 기다리지 않는 삶을 살 권리 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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