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주변 사람들은 많이들 알만한 나의 '박상영' 작가 사랑.
물론 소설가로서 이미 성공한(?) 작가지만, 심장을 후벼팔 듯한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소설의 줄거리보다도 내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위트'다.
현실의 우울함을 더 배가하는 여느 소설들―지극히 개인적인 의견―과 다르게, 현 시대를 꼬집으면서도 어딘가 유쾌한 그의 문장들은 괜시리 더 나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갖게 했다. 그런 작가의 유쾌함은 역시 다른 곳에서도 새어나왔다. 알 사람들은 다 알겠지만, 라디오/예능/북토크/인스타 라이브에서 작가를 보면 '와 박상영은 과연 책 너머의 작가로 남아있어도 되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만큼 입담이 좋고 재미있다. 나도 늘 하는 생각이, 작가를 안했다면 전업 유튜버로 활동했어도 역시 대성했겠다는 것.
그런 작가의 입담은 에세이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전작 에세이인 <오늘 밤은 굶고 자야지>도 그랬지만 이번 <순도 100퍼센트의 휴식> 역시, 읽다가 피식피식 웃게되고, 그래서 읽는 행위를 멈출 수가 없다. 이금희 선생님의 추천사처럼, 책이 끝나는 게 아쉬워진다.
나 역시 아주 오랜 세월 동안 '온전히 쉬는 법'을 모르고 살았다. 여행을 가면, 뭐라도 '노동할 거리(?)'를 챙겨다녔다. 잠깐 대중교통을 이용할 지라도 강박적으로 책을 꼭 챙겼다(진짜 꺼내읽는 날은 거의 없는데도). 학생일 때는, 방학 중 알바도 대외활동도 없이 2주 정도 뻥 비었을 때 정신분열이 올 것처럼 너무 불안했다. 그 2주를 온전히 쉬기엔 너무 시간이 아까워서, 2주간 피아노 레슨을 받으러 다니고, 의무적으로 이것저것 취미생활을 했다.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쉴 줄을 몰랐다. 그래서 더 공감이 되는 에세이였다.
또한, 감동적인 썰과 유쾌한 썰이 공존하는 이번 에세이에서, 여행과 관련한 감정이나 느낀점들이 공감되기도 했지만 가장 인상깊었던 건 작가의 친구들이었다.
물론 작가 본인부터가 주변에 좋은 사람이었기에 가능한 일이겠지만, 이토록 멋진 교우관계(?)를 형성하고, 째지는 낭만으로 여행하는 것이 부럽고 멋졌다. 영화에나 나올 법한 일들도 많고.
그래서 나도 앞으로 좋은 사람들과 더 많은 곳을 누벼봐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신입 연수를 받으며 틈틈이 이 책을 읽었는데, 몸은 비록 산골(?) 연수원에 갇혀 있지만 호텔스러운 방에서 여행 에세이를 읽자니, 자주 마음이 환기되었다.
일부러 연수 때 남는 시간에 야금 야금 읽으려고 고이 모셔왔는데, 참 잘한 선택이었다.
다음 달에 있을 해외여행이 더욱 기대되는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