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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존재의 모든 것을
  • 시오타 타케시
  • 16,020원 (10%890)
  • 2024-12-24
  • : 8,210
큰 얼개로 보면 별것 없다. 유아가 유괴되고 3년 후 홀연히 나타난다, 그로부터 30년이 지나 집념을 지닌 신문기자가 그간의 공백을 좇는다, 는 이야기. 그러나 <존재의 모든 것을>을 추리소설이 아닌 하나의 극(劇)으로 인식하는 순간 시야가 달라지고 내러티브는 비로소 제 임무를 수행한다.

빈집에 들어가 먼젓번에 살았던 사람에 대해 추리하듯이, 소설은 똬리의 통로 안에서 공백을 채우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아니 공백보다는 여백이라 하는 편이 어울릴 거다. 타자가 아닌 주체에 의한 증명은 확신에 차 부러 캔버스 한쪽을 비워둔 의도가 분명하니까.

'존재의 의미'라는 담론은 나로서는 역부족이다. 그래도 이건 말할 수 있다. 저편에 있어 아득한 소실점도 종내 환한 불꽃놀이처럼 명확해지는 순간이 온다는 것, 소설 속 언급되는 다빈치의 '예술에 완성은 없다, 포기할 뿐'이라는 말의 의미는 성장하는 존재의 가치가 거기에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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