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꼭대기를 여행하다
꽃샘바람 2026/07/17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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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무 꼭대기를 여행하다
- 란융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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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 <나무 꼭대기를 여행하다>
🧗♂️ 줄 하나에 목숨 걸고
초록 지붕을 누비는 남자의 이야기
빌딩만 한 나무들의 맨 꼭대기에는
도대체 무엇이 살고 있을까요?
가지와 잎이 빽빽하게 얽혀 숲의 지붕을 이루는 곳을
'수관층'이라고 불러요.
워낙 높고 위험해서 전 세계를 통틀어
이곳을 연구하는 과학자는 손에 꼽을 만큼 귀해요.
이 책을 쓴 란융샹은 그 몇 안 되는
무모하고도 특별한 생태학자 중 한 사람이에요.
그는 원래 실험실에서 쪼그려 앉아
연구하던 생화학도였어요.
그러다 대학 시절 우연히 수목 등반을 접하고
세상이 완전히 뒤집히는 경험을 해요.
밧줄 하나에 의지해 높은 곳으로 올라가자,
평면이었던 세상이 입체로 솟구치는 풍경에
마음을 통째로 뺏겨버린 거죠.
그 길로 "나무에만 오를 수 있다면 뭐든 하겠다"며
산림학으로 길을 틀었고,
지난 20년간 대만과 미국의 거목들을 타며
베테랑 연구자로 성장했어요.
이 책은 그가 직접 기어올라간
일곱 그루의 거대한 나무들을 따라가요.
수백 년 동안 살아 숨 쉰 나무의 목덜미를
꼭대기에서 끌어안으며 숲의 시간을 느끼고,
빽빽한 이끼 카펫과
신비로운 착생식물들이 만든 공중정원을 탐험하죠.
나아가 나무를 죽음으로 내모는 전염병과 균류,
숲을 집어삼키는 산불의 흔적까지 추적하며,
숲 전체가 어떻게 거대한 그물망처럼 연결되어
순환하는지 흥미진진하게 보여줘요.
모험가의 필력으로 하늘 위 미지의 세계를
생생하게 그려내어 대만 문학상에서 큰 상을
두 개나 받기도 했어요.
📖 과학 책이라고 해서 돋보기 들고 쪼그려 앉아
세포나 관찰하는 지루한 이야기일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웬걸, 밧줄 하나에 몸을 맡기고
공중에서 반딧불이 무리에 파묻히거나,
속이 텅 비어버린 2000년 된 거목의
시커먼 속으로 미끄러져 내려가는 대목에서는
저까지 숨을 죽이고 보게 되더라고요.
수백 년 된 나무 꼭대기에 웅크리고 앉아서
나무 목덜미를 꼬옥 끌어안으며
"시간을 안아주는 것 같았다"고 말하는
저자의 순수한 덕후 기질을 보는데,
저렇게까지 무언가를 지독하게 사랑하는
인간의 에너지는 참 매력적이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반전은 우리가 환장하는
'피톤치드나 삼림욕'의 진짜 정체였어요.
우리는 숲이 인간한테 주는
힐링 선물이라며 좋아하잖아요.
그런데 사실 그게 식물이 벌레나 전염병한테
안 죽으려고 필사적으로 내뿜는
지독한 독성 방어 물질이라는 거예요.
자연은 애초에 인간 따위에는 관심이 없는데,
우리 편한 대로 해석하고 착각하지 말라는
저자의 쿨한 돌직구에 정신이 번쩍 들더라고요!
그리고 병원균 하나가 나무를 말려 죽이는 게
언뜻 보면 재앙 같지만,
나무가 쓰러진 덕분에 햇빛이 숲 바닥까지 닿아
그동안 기 못 펴던 어린나무들이
폭풍 성장하는 생태계 릴레이도 묘하게 다가왔어요.
죽은 나무를 썩혀서
대지로 돌려보내는 버섯이나 곰팡이들,
그리고 느린 분해 작업을 대신해
순식간에 숲을 리셋해 버리는
산불의 존재 이유를 보면서 자연의 선순환 공식을
제대로 배운 느낌이에요.
자기가 뿌리내린 거친 땅에서
이리저리 비틀어지고 휘어지면서도
결국엔 단단하게 버텨낸 거목들의
흉터 가득한 몸통을 보며,
제 일상의 자잘한 걱정거리쯤은 숲의 드넓은 시간 속에
가볍게 털어버릴 수 있겠다는 배짱이 생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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