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신세계> 김영익/김한진/홍춘욱/염승환 지음. 리치캠프 냄. 책리뷰
제1장 주식 시장의 역사 (홍춘욱)
첫 대목부터 종합적인 지식이 필요했다. 경제사에 대해서도 잘 모르고, 세계사는 드문드문 알았지만 천천히 읽다보면 이해가 안 되는 문장은 없었다. 적어도 흐름이 어떠했다-정도는 확연하게 느낄 수 있었다.문장이나 단어에 대한 보충 설명을 곁들여, 평소라면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을 검색해서 찾아본 뒤에 그 문장을 넘어갔을 텐데, 그런 수고를 덜 들이고 문장을 읽을 수 있었다.
본문을 읽으면서 좋았던 건 내용과 관련된 그래프나 사진 같은 사료가 같이 들어가 있기도 했지만 문장에 대한 내용이 어느 책의 몇 페이지에서 수록되어 있었는지 주석이 달려있어 더 궁금한 내용은 찾아보면 된다는 점이었다.
본문에 이은 Q&A 부분엔 흥미로운 질문과 답변이 있었고, 본문 내용보다 더 편하게 읽혔다. 전체적으로 생소한 내용이 더 많았던 부분이었지만 내가 어떤 식으로 주식시장을 바라보고 싶은 건지 그 욕구를 주식 시장의 역사에 비추어 생각해볼 수 있었다.
제2장 글로벌 경제와 부의 대전환 (김영익)
수적인 계산과 수치들보다 더 눈에 들어오는 문장이 있었다. "거품은 꺼지고 나서야 알 수 있다." 세계 최대 헤지 펀드인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의 레이 달리오가 7가지 기준으로 거품을 판단한다는 내용은 흥미로웠다. 경제 위기 상황마다 자산 가격이 과대평가 되었고, 낙관적인 미래 전망으로 자산 가격이 급등하면서 형성된 "거품 문제"는 이를테면 1+2+3의 효용성을 가진 어떠한 물건이라고 해서 샀는데 사실 1의 값 밖에 못한다는 걸 뒤늦게 알게 된다는 것 아닌가? 내가 실제로 투자해보고 경험한 버블 경제가 아니라서 다행이지만, 실제 그 당시에 투자를 하고 많은 손실을 봤던 사람들은 얼마나 뒤통수를 가격당한 기분이었을지, 살짝 섬짓했다.
글로벌 경제를 알기 위해서는 미국 경제를 알아야 한다는 내용이라 세계 패권을 쥐고 있던 미국 경제 내용이 많았다. 부의 축이 이동하고 있고, 한국 시장은 세계 경제의 풍향계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라는 내용이 인상적이었다. 전망으로는 다양한 자산에 분산 투자하고, 국가로 보면 미국 투자보다는 아시아 쪽 비중을 늘리는 게 좋다는 내용이었다.
멀게만 느껴지는 타 국가들이 경제적으로는 좀 더 가깝게 느껴지는 내용이었다. 글로벌 경제 하에서 견지해야 하는 투자 관점이 무엇인지 생각해 볼 수 있는 내용이었다. Q&A에 언급한 책들을 읽어본다면 아리송한 주린이 입장에서는 좀 더 가닥이 잡힐지도 모르겠다.
제3장 투자의 원칙 (김한진)
이익을 좇다보면 명확하지 않은 정보를 가진 상태에서 투자를 하고, 예상치 못한(=공부하지 않은) 결과를 맞게 되어 손실로 이어지기 쉽다. 제3장 투자의 원칙에서는 주식 시장에선 다들 알 법한 뻔한 얘기를 하면서 왜 그래야 하는지, 칼럼 혹은 투자 일기를 보따리처럼 풀어놓는 형태라 읽기 편했다.
투자의 원칙을 간결히 제시하면서 그에 대한 보조 설명이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 또한 그렇게 해야만 하는 과정들인 것이 대부분이었다. 내 돈을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내 돈을 버리는 행위는 그만둬야함에도, 그 잠깐의 hoxy...? 하는 생각에 흔들려서 사고, 한숨을 쉬던 일이 생각났다. 주식을 살 땐 종목을 공부하고, 적어도 자기 것으로 소화하는 과정을 거칠 것. 맞는 말이지만 곱씹을 수록 어려운 말이었다.
강세장과 약세장으로 내용을 나누어 자세히 풀어놓은 페이지들도 유익한 내용이었다. 또 그 뒤이어 나오는 실제 사례들에 대한 내용도 강세장과 약세장 내용을 머릿속에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볼 수 있는 재미있는 투자 사례들이었다.
주식투자나 해볼까? 하고서 발만 담가보는 사람들은 좋은 정보도 없고, 직관력도 없으며, 투자 마인드도 확고하게 가지지 못한 상태일 것이다. 그러다가 크게 판단을 잘못 한 뒤 "주식하면 패가망신해" 라며 손절을 치게 되는데, 어째 그런 말들이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뇌리에 깊숙히 뿌리 내리고 있던 느낌이다.그에 비하면 아무것도 모르는 주린이라도 될 생각을 하고 있는 지금이 나은 것 같다. 적어도 내 돈이 스스로 일할 수단을 내가 알아보고자 이 책을 읽고 있는 것이 아니던가.
제4장 포스트 코로나19, 다가올 미래(5N)에 투자하라! (염승환)
책에서는 5N이 친환경, 유럽의 부활, 새로운 공간, 새로운 세계, 새로운 소비라고 일컬었다.생각해보면 친환경 이슈는 옛날부터 뉴스에서 떠들던 이야기였지만 지금처럼 실생활에서 맞닥들이게 된 지는 얼마 안 된 기분이 든다. 플라스틱 문제로 친환경 세척비누가 눈에 띄고, 포장용기나 포장재들의 원료가 바뀌고 있다. 지구를 살리려는 노력이지만 이건 곧 노력이 아니라 '해야만 하는 삶'의 형태가 될 것 같다.각 국가에서는 탄소 배출을 줄이려는 노력을 할 것이고, 기업들은 정책에 맞춰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사업 형태를 갖춰야 할 것이므로 친환경은 앞으로의 투자 종목에서 떼어 놓을 수 없는 한 축을 담당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럽의 부활에 대한 내용은 잘 모르고 있던 것들이라, 익숙하게 생각하고 있던 '아시아 시장' 투자에서 또 다른 투자 '카테고리'를 알게 된 느낌이었다.
새로운 공간은 우주산업에 대한 것이었는데, 일전에 내셔널지오그래픽에서 봤던 우주 산업 경쟁에 대한 내용이 생각났다. NASA나 중국에 비해 한국 내에서는 정말 관심을 모으기 힘든 분야라는 생각이 들었다.
새로운 세계는 얼마 전에도 뉴스에서 '제페토' 얘기를 들어서 흥미로웠다. 가상공간에서 이미 돈을 쓰고 다니는 사람들이 있고, 거래가 이루어지는 것을 보면 머지않아 한 산업의 축을 담당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마저 들기도 한다. AR과 VR에 대한 얘기도 흥미로운 얘기였고, 그에 기반한 기기들을 개발하고 부품을 생산하는 기업들에 미래성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새로운 소비에 대한 이야기는 팬데믹에도 보복 소비가 일어나고, 고용이 악화되는데도 소비가 증가한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마치 전자책이 나왔을 때, 종이책은 사라진다는 소리들이 있었지만 종이책과 전자책은 점점 장단점을 확고히 하며, 종이책은 지식을 기록하고 나르는 수단에서 '장식품'으로 변모하는 가치변화 사례가 떠올랐다.
투자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책을 읽고 나니 아무것도 모르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냥 어렵다고 느끼던 부분들은 내 실생활과 사돈의 팔촌처럼 맞닿아 있었고, 그건 즉 나와 그렇게 연관이 없는 일까지는 아니었다는 생각에 사회현상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반성을 얻었다.책에 나온 것처럼 반드시 올 미래에 주목될 산업분야에 대해 알아보고 종목을 공부하면, 간간히 소액을 넣는 지금보다는 좀 더 현명하고 흥미진진한 투자 여행이 되지 않을까 싶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개인적인 생각을 듬뿍담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