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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토리 데굴데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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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토리  2025/11/16 18:12
  • fin
  • 위수정
  • 13,500원 (10%750)
  • 2025-10-25
  • : 1,880
때로는 오롯이 타인의 행복과 기쁨을 바라기에 연대하기 보다는 당신의 불행을 바라는 마음으로 곁에 있기도 한다. 혹은 혐오와 선망이 뒤섞인 시선을 가진채로.

드러나는 것들이 본심과 진실이 아니더라도 인간은 살면서 여러 개의 '나'를 만들고 분리하며 저마다의 역할에 따른 연기를 하며 살아간다. 피날레 없는 무대 위에서의 배우처럼. 그렇게 막이 내리지 않는 연기들의 결과가 현실이 되기도 하고, 벗지 못한 페르소나가 결국 본래의 자신을 잡아먹기도 하고.
근데 그게 본래의 내가 아니란 증거는 어디에 있을까. '나의 본심과 가장 먼 것들이 어쩌면 나의 진실일지도'(140) 모르니까.


배우와 매니저, 배우와 연출가 등 다양한 인물들은 외면적으로는 가까운 사이임에도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다. 선망하기도하고 질투하고, 동경하면서도 솟는 반감에 어쩔 줄 모르고, 환멸하면서도 연민하고. 그들은 절대로 서로를 깊이 이해할 수 없으며 얼마나의 시간을 들이더라도 그런 날은 오지 않는다. 바로 곁에 누워있다 하더라도 그들은 같은 밤을 공유할 수 없다. 작가는 그 이유로 전작인 『우리에게 없는 밤』(문학과지성사, 2024) 에서 말했듯이 계급문제에서 찾는다. 마음을 아무리 터놓는다 해도 서로에 대한 복잡한 시선은 거둘 수 없고, 그런 탓에 쓴 가면이 벗겨질 날은 오지 않을 터다. 살얼음판과도 같은 관계. 이 이야기는 비단 이 소설의 배우와 매니저만의 것은 아니라 확신한다.
위수정 작가의 이야기를 보다보면 사랑과 이해, 평등과 같은 단어는 너무 멀게 느껴지고 정말 이런게 있는가 이해가 되지 않으면서 발이 부유하는 것 같은 순간이 있다. 그것이 차고 냉정하게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놓게 해주는 때가 있다. 얄팍하고 예쁜 껍데기가 아니라 차가운 바닥을 직시하게 해줌으로서 오는 위로.

+ 진짜 끊임없이 계급과 사회, 인간 개인에게 던지는 시선이 차갑기 그지없는데 이게 너ㅠ무ㅠ 좋음.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지원받아 읽은 뒤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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