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 서로 연결되는 지점이자 공간
<관통> 사회와 개인이라는 공동의 기억을 중심으로 서로 연결되고 관계된 것
<통> 담아냄으로서 (桶) 연결되는 (通) 아픔(痛)들
우리는 많은 <관>으로 삶을 지탱한다. / p.10
이 책은 시인 백가경과 문학평론가 황유지가 손을 잡고 사회·역사적 의미가 있는 공간을 찾아가 시간을 넘어 개인을 그리고 우리를 관통하는 것들에 대해 풀어내는 이야기다.
그런 생각을 해 본적 없는가, 내가 딛은 발 아래 축적된 역사들에 대해. 같은 땅을 밟으며 살았던 누군가의 삶에 대해. 두 명의 저자는 이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관내>를 여행하며 그 공간 안에서 사유하고 글을 쓴다. 인천 성냥 박물관에서 일했던 어린 여공들이 딛고 선 바닥, 미군 부대 앞 성매매 여성들의 슬픔, 여성 독립운동가들이 스러져간 곳 그리고 안산과 광주, 이태원 등으로. 시간은 흘러도 발 밑에 고통을 수반한 역사는 남아 숨 죽여 웅크리고 있고 저자들은 직접 그 곳으로 걸어가 조심스러운 통(通·痛)을 감각한다. 말 그대로 정말 시공을 넘는 관내 여행자.
발 밑의 시간에, 과거의 사람들에게 빚을 진 마음으로 사는 사람들이 공간에 떠다니는 아픔을 잡아채 기록한 편지. 서로의 슬픔을 묻는 안부란 이토록 먹먹하고 귀한 것이다.
나의 작은 투쟁은 이런 것이다. 하나의 진실에 다가가는 공부를 일상적으로 꾸준히 하기. 진실을 가려내는 눈을 기르기. 특정 집단이 시간을 끌며 대중의 망각을 유도한다면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음을 끝끝내 증명하기. 계속 말하기. 계속 쓰기. 작든 크든 계속 투쟁할 수 있는 위로와 에너지를 얻으러 여기저기 다니기. / p.153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읽은 뒤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