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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스피드는 사실 흔한 사랑에 관한 소설이다. 그저 남자와 남자가 사랑할 뿐. 그렇기에 많은 독자들에겐 특별하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성소수자의 존재를 깨닫지 못하는 이들이 소설이라는 매체를 통해 간접적으로 그들의 사랑을 이해할 수 있으니까. 하지만 나는 이런 책들이 단순히 동성애를 중점으로 두었다고 화제가 될 때마다 마음이 아팠다. 대중들에게 성소수자는 그저 하나의 소재에 불과했고, 가십만으로 치부될 수 있다는 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겉으로는 성소수자를 환대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주변에 있는 건 좀‘, ‘나랑 모르는 일이었으면‘ 하는 일이 다분하기 때문이다. 그들을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하는 건 다름아닌 우리가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이었다.